[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은행권이 주춤하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다시 박차를 가하는 모습입니다. 정부에서 주관하는 탄소 중립 포인트 제도에 참여하거나 정책기관과 손을 잡고 관련 금융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유관기관과 함께 탄소 저감 관련 금융 지원 확대에 나섰습니다.
농협은행은 최근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녹색정책금융 활성화 이차보전 지원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NH탄소감축선도기업론'을 출시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시설 투자자금이 필요한 기업을 지원하는 저금리 대출 상품입니다. 기업규모가 작고 온실가스 감축량이 많을수록 더 높은 우대금리를 지원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신한은행은 환경부와 온실가스 감축 목적 자금을 지원하는 '녹색정책금융 활성화 대출'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말까지 1.2조원을 공급했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입니다. 온실가스 저감설비 도입 등 기업이 탄소중립 이행 관련 사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신청하면 대출과 동시에 이자도 일부 지원합니다. 주요 수혜 대상은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업체 및 목표관리제 적용업체입니다.
ESG 활동 참여 여부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도 내놓았습니다. 신한은행은 SK가스와 협업해 '신한 SK LPG 쏠쏠한 행복 적금' 출시했는데요. 기본금리 연 3.0%에 우대금리 연 4.0%를 더해 최고 연 7.0%를 제공하는 고금리 상품입니다. SK LPG 멤버십 회원이거나 일정 금액 이상을 충전해 사용하는 경우, 또 탄소중립 실천 서약서 서명 시 우대금리를 제공합니다.
하나은행은 탄소중립 실천 문화 확산을 위한 '탄소중립포인트 제도'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탄소중립포인트 제도는 수도, 가스의 사용량 감축에 따라 탄소포인트 등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하나은행은 영업점에서 종이 대신 전자 확인증을 받으면 건당 100원의 탄소중립포인트를 제공합니다. 또 커피전문점 등에서 다회용 컵을 사용하고, 하나원큐 앱을 통해 컵 보증금을 환급받으면 건당 탄소중립포인트 300원을 제공합니다.
은행권이 친환경 금융상품을 내놓는 이유는 탄소중립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입니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감축목표 수립 관련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SBTi10(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에 가입하고 감축목표 승인을 받아 글로벌 이해관계자의 요구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타 산업에 비해 탄소 배출 이슈가 크지 않지만 대출과 투자를 통한 간접적인 탄소 배출량 감축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경영전략회의에서 핵심과제로 ESG 경영 강화가 지속적으로 꼽히는 만큼 미래성장 동력 발판을 마련한다는 목표로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 건물 외경. (사진=각 사 제공)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