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각종 금융사와 금융공기업 종사자들이 윤석열정부의 금융정책을 100점 만점에 17.5점으로 평가한 결과가 나왔는데요. 이들은 정부가 금융권 인사와 개별 상품 등에 과도하게 개입하면서 근시안적인 금융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 정권 들어 금융지주 회장들이 대거 교체된 것을 두고 평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은 14일 서울 종로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석열정부의 금융정책 전반에 대해 "100점 평균 환산 시 17.5점 수준"이라며 규탄했습니다.
금융노조와 사무금융노조가 공동으로 결성한 양대노총 금융노동자 공동투쟁본부는 이날 여론조사기관인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약 한 달간(7월17일~8월23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윤석열정부의 금융정책에 대한 인식조사'를 발표했는데요. 조사결과 응답자의 89.7%가 정부의 금융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남겼습니다. 이번 조사에는 은행업, 증권업, 보험업, 카드업, 공공 및 기타 유관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총 1800명의 조합원이 참여했습니다.
14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 공동으로 윤석열정부 금융정책과 관련한 설문조사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사진=뉴스토마토)
그중 부정평가와 관련해 '과도한 개입' 때문이라는 응답이 43.3%로 가장 많았는데요. 윤석열정부의 금융사 인사 개입 현상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응답자가 '과도한 개입'을 이유로 가장 많이 꼽았기 때문입니다. 윤석열정부의 금융회사 인사 개입의 경우 응답자의 62.2%가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응답자의 90.5%는 인사 개입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등극한 사실이나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이 불발된 사실 등을 의식한 답변으로 풀이됩니다.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한마디 꺼내면 감사 출신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뒤따라 정책을 내놓는 그런 실정"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특히 "농협금융지주 회장 선임이라든지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봤을 때 금융노동자들은 금융기관 인사문제에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고 (느낀) 답변이 지금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자리에 참여한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농협중앙회장의 셀프 연임 위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계류 중인 농협법 개정안도 분명히 반대 입장을 밝히고 투쟁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위원장은 "산업은행 본사 이전 컨설팅에 최근 대통령의 개입이 있었음을 국민의힘 당대표가 자백하는 상황"이라고도 강조하며 "적자가 누적되고 있어 유동성 위기에 몰리고 있는 한국 금융안전 문제 부분등에 대한 해결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위원장은 "문재인정부에서 지속된 노조 교섭이 윤석열정부 이후 완전히 차단됐다"며 소통의 부재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금융노조가 복구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금감원과 금융위 모두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금융산업의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겠는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