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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이 남긴 것
입력 : 2023-09-19 오후 6:02:52
단식 중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건강이 악화돼 국회에서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단식 중 건강이 악화하며 18일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병원으로 이송된 이 대표는 링거를 단 채 병상에서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이 대표의 건강이 악화된 모습이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지만 정치권의 극한 대립만 재확인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이 부른 구급차에 실려 국회에서 가까운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이곳에서 생리식염수 투여를 포함한 응급조치를 받은 후 이 대표는 녹색병원으로 재이송됐습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이 대표가 입원한 녹색병원 앞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가 이송 후에도 병상에서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라며 “폭주하는 정권에 제동을 걸기 위해 자신이 앞장서야 한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의 건강 상태가 악화된 가운데 민주당은 정부와 여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대표 단식을 놓고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가 “누가 (단식을) 하라고 했느냐”고 발언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이 대표의 만남을 에둘러 거부한 것이 화근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참으로 잔인하고 비정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이것이 21세기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인지 참담하기조차 하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물론 이 대표의 단식 목적에 형사사법 절차 지연 등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 동정론을 등에 업고 친명(친이재명)계 중심으로 부결 주장이 새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이 대표가 병원으로 이송된 직후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민주당이 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하는 불상사까지 빚어졌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까지 발의되면서 21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여야 정쟁 속에 표류하는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과거 정치권에서 단식이 길어지면 나타난 ‘협치’ 노력과 존중까지 상실된 국회를 바라보면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회 본회의 출석 전 기자들과 만나 “수사받던 피의자가 단식해서 자해한다고 해서 사법시스템이 정지되는 선례가 만들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러면 앞으로 잡범들도 다 이렇게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습니다. 
 
정부·여당과 야당이 무시와 비하로 일관하는 모습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이 대표의 단식을 통해 정치의 기본인 대화와 협상까지 사라졌다는 사실까지 재확인됐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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