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몰락입니다. 배우 유아인이 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두 번째 영장실질심사를 받았습니다. 유아인은 한 시민이 집어 던진 돈다발을 얻어 맞는 치욕을 당했습니다. 마약 사건 이전까지 그는 ‘개념 연예인’ ‘할말은 거침 없이 하는 연예인’ 이미지로 유명했습니다. 철학자인 도올 김용옥 교수와 함께 지상파 방송사에서 인문학 콘서트 형식의 프로그램 진행까지 맡았습니다. 하지만 2023년 9월 그의 현재 모습은 끝을 모르는 추락 그 자체입니다.
21일 오전 유아인은 마약류관리법 위반과 증거인멸교사, 범인도피 등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습니다.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대기 장소로 이동하는 중 한 시민이 "영치금으로 쓰라"며 유아인에게 돈을 뿌렸다. 사진=뉴시스
이날 블랙 슈트를 입고 모습을 드러낸 그는 몰려든 취재진을 향해 “큰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법정에서 성실히 답변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답변을 솔직하게 말하겠다”고 힘겹게 말을 했습니다. 가장 논란을 일으키는 증거인멸교사 및 범인도피 의혹에 대해선 고개를 저으며 “아니다”고 부인했습니다.
2시간에 걸친 영장실질심사가 이어진 뒤 그는 구속여부를 기다리기 위해 수갑을 찬 채 다시 포토라인에 섰습니다. 이어 서울구치소 유치장으로 향하기 위해 호송차에 오르려는 순간 그를 향해 돈다발이 날라왔습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만원짜리와 오천원 그리고 천원짜리가 뒤섞인 돈뭉치였습니다. 한 남성이 유아인을 향해 “영치금으로 써라”고 조롱을 하며 소리친 뒤 집어 던진 것이었습니다. 앞서 지난 5월 첫 번째 영장심사 당시에는 한 시민이 유아인을 향해 커피 펫트병을 집어 던지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는 기분 나쁜 듯 뒤를 돌아 쳐다봤지만 이번에는 큰 동요 없이 고개를 숙인 채 발길을 이었습니다.
대중들이 느끼는 유아인에 대한 배신감은 최초 마약 의혹부터 크게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도 젠더 문제 세대 갈등 문제 및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거침 없는 발언을 쏟아내며 연예계를 넘어 우리 사회의 대표 소셜 리더 스피커를 자처해 온 인물이 유아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마약 사건 그리고 지난 5월 영장심사 이후의 굴욕과 이날 두 번째 돈뭉치 조롱은 그에 대한 대중의 실망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 하는 잣대가 됐습니다.
프로포폴은 물론 코카인과 대마 등을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유아인. 그의 구속 여부는 21일 오후 늦게 쯤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