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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장사 과하다고? 은행권 부글부글
당국은 비이자 확대하라는데 국회는 수수료 지적
입력 : 2023-10-1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과도하다고 지적된 ‘중도상환수수료’를 두고 은행권에서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중도상환수수료에는 일정 정도의 실비와 비용이 반영돼있어 은행권의 ‘이익’으로 고스란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특히 금융당국이 비이자이익 확대를 주문하고 있는 와중이어서 은행들은 더 당혹스럽다는 입장입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1일 정무위의 금융위원회 국감에선 은행의 중도상환수수료가 문제시 됐습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카카오뱅크의 경우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다는 점을 언급하며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등은 지난해 2794억원, 올해 상반기 1873억원의 중도상환수수료 수입을 거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은행이 보는 손해 이상을 소비자에 씌우는 것은 아닌지 깜깜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개선할 부분이 있는지 파악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도상환수수료는 금융사에서 대출금을 조기 상환할 경우 내는 배상금 성격의 수수료입니다. 대출 잔여일수가 적을수록 수수료가 줄어드는 '슬라이딩' 방식으로 적용되는데, 중도상환 원금과 은행별 수수료율, 대출기간 대비 잔여기간을 곱해 산정합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대출계약이 성립하는 날부터 3년 이내에 상환하는 경우만 중도상환수수료 부과할 수 있습니다.
 
은행권은 중도상환수수료 부과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이미 많이 개선한 상황’이라는 볼멘 소리도 나옵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중도상환수수료는 소비자 친화적인 방식으로 많이 바뀌어온 측면이 있다"며 "중도상환수수료가 발생하는 3년 내에서도 기간에 비례해 차감하는 슬라이딩 방식을 적용하고 있고 은행 자체적으로 면제되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현행 체계 하에서 수수료율을 낮추는 등의 개선 여지는 있어 보인다"고 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도 "중도상환수수료는 인건비와 실비 측면이 있다"면서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근저당 설정 수수료 등 대출 제반 비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중도상환수수료 수입이 온전히 은행 측의 이익으로 귀속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당국이 비이자이익 확대를 주문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수료 수입과 관련한 지적이 난감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수수료에 민감한만큼 미국처럼 자산관리서비스에 대해 비용을 부과하면 또 비판이 있을 것"이라며 "이체 송금 수수료 등 대부분의 수수료를 면제한 상황에서 비이자이익 확대 방안이 따로 있을지 고민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학계에선 은행의 수수료와 관련한 당국의 개입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은행권의 이익 창출과 관련해 "가격 설정 자체에 대해 당국에서 개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도 "독점적인 지위를 사용해 과도하게 이익을 창출하는지 점검은 가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중도상환수수료에 대해서는 "중도상환에 대한 일정한 패널티를 부과하는 차원"이라며 "차주 입장에서는 디레버리징을 하고 싶은데 그게 어려울 경우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될 수 있어 과도하게 부과되지 않는지 수준에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은행권의 이익창출과 관련한 비판이 이어지자 은행연합회는 지난달 설명회 형식의 브리핑을 통해 해명하는 자리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대출자산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989조원에서 지난해 2541조원으로 15년간 약 2.5배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 기준으로도 96조8000억원에서 256조9000억원으로 2.6배 증가했습니다. 반면 이 기간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5조원에서 18조6000억원으로 24% 늘어난 데 그쳤습니다. 몸집이 커진 데 비해 수익성이 크게 늘진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박창옥 은행연 상무이사는 "국내 은행의 수익성이 낮은 이유는 이자이익 비중이 85%, 비이자이익이 15%를 차지하며 비이자이익이 적기 때문"이라며 "미국이 수수료 이익이 많은 것은 계좌유지 수수료 등 여러 수수료를 받는데,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 도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비이자이익을 늘리기 위해 은행권의 비금융 진출, 자산관리 서비스 강화, 해외진출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당국에서 규제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나아질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를 찾은 시민이 대출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신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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