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해 '일반회생'을 신청한 채무자가 매년 4만~5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반회생은 비교적 빚 규모가 큰 채무자가 이용하는 제도인만큼 중산층 이상 계층 사람들이 무너지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이 17일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5억원초과 (무담보 10억원)을 빚진 기업인이나 전문직 종사자들이 이용하는 '일반회생' 신청자가 최근 5년간(2018년~2022년) 23만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올해 6월까지 포함하면 25만명이 넘습니다.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지난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일반회생 신청자는 매년 4만~5만명 정도입니다. 연도별로 2018년 4만3291건, 2019년 4만5490건, 2020년 5만280건으로 지속해서 늘다가 2021년에는 4만8966건, 2022년 4만1304건으로 다소 감소했는데요. 그래도 여전히 4만 건을 넘었습니다.
올해에도 6월까지 신청된 일반회생 건수가 2만718건에 이릅니다. 지난 5년간 일반회생 신청이 평균 4만5866건 됐던 것을 감안했을 때 벌써 45%가 넘게 신청한 셈입니다.
(표=양정숙 의원실 제공)
연령별로 40대에서 60대까지가 일반회생 접수 건수의 82.2%를 차지하며 대다수였는데요. 그중 50대가 33.5%나 됐습니다. 20대부터 60대까지 일반회생 신청 건수는 미세하게 감소세가 있는 반면, 70대 이상 고령층은 꾸준히 늘어났습니다. 70대 이상 중 올 6월까지 신청자는 2천명이 넘으며 작년 수치의 57%를 넘어섰습니다.
한편 일반회생 신청자 중 절반이 넘는 55%가 수도권 4개 법원에 몰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18년부터 지난 6월까지 지방 회생법원별 접수 건수를 보면 '서울회생법원'에 신청자 21.5%로 전국 법원 중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수원회생법원 13.4% △인천지방법원 12.2%, △의정부지방법원 7.6% 등입니다.
지방법원 중에는 △대구지방법원이 9.4%를 기록하며 가장 많은 신청자 수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창원지방법원이 7.7%로 의정부지방법원보다 접수 건수가 많았고,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은 0.6%로 전국 법원 중 가장 낮은 건수를 기록했습니다.
양정숙 의원은 "일반회생 건수가 계속해서 4만~5만 건을 넘나들고 있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중산층이 위협받고 있다는 신호"라며 "안정된 사회를 기반으로 진정한 선진 복지국가 실현을 위해서는 중산층이 두텁게 유지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70대 이상 연령층에서 일반회생이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은 당사자의 불행한 노년 생활은 말할 것도 없고, 앞으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도 촉각을 세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