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그룹이 중동에서 첨단 신사업으로 정주영 선대회장의 '중동신화' 재현에 나섭니다.
현대차그룹은 중동에서 △현지 완성차 생산 거점 구축을 통한 전기차 등 신규 수요 창출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 협력 △첨단 플랜트 수주 확대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고 24일 밝혔습니다.
정의선 회장이 건설 현장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현대차그룹)
특히 중동은 정주영 선대회장이 중동신화를 창조한 상징적인 지역으로 현대차그룹에게는 의미가 깊은데요.
정 선대회장은 1970년대 초대형 프로젝트들을 잇따라 성사시키며 중동신화의 주역이 됐습니다. 1976년 '20세기 최대의 역사'라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을 건설하는 등 중동 붐을 이끌어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중동에서 도로·항만 등 산업 인프라에 이어 전기차를 비롯한 완성차 생산, 친환경 수소 에너지, 첨단 플랜트 수주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3일(현지시간) 사우디 서북부 타북주에 조성 중인 네옴시티의 주거공간인 '더 라인' 구역 내
현대건설(000720) 지하터널 건설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현대건설은 더 라인 구역 하부의 고속·화물철도 운행용 지하터널 12.5km 구간을 시공 중입니다.
정 회장은 이날 현대건설 임직원들에게 "여러분들이 자랑스럽다"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이어 "현대건설이 신용으로 만든 역사를 현대차그룹도 함께 발전시키고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 지원하겠다"며 "무엇보다도 품질과 안전이 최우선 돼야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주영 선대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건설 현장을 둘러보며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현대차그룹)
앞서 정 회장은 지난 22일 현대차와 사우디 국부펀드(PIF) 간 반조립제품(CKD) 공장 합작 투자 계약 체결식에도 참석했습니다.
현대차는 사우디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에 전기차를 포함해 연간 5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CKD 합작공장을 건설합니다. 2026년 완공해 전기차 등 다양한 차종 및 현지 특화 마케팅으로 신규 수요를 적극 창출할 계획입니다.
또 사우디와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조성하며 중동 친환경 에너지 저변 확대를 위해 협력합니다. 현대차는 2020년부터 수소전기차, 수소전기버스, 수소전기트럭 등을 중동에 공급하며 친환경 에너지 모빌리티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정의선 회장이 건설 현장 임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현대차그룹)
중동 주요국에서 대형 첨단 플랜트 수주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로부터 약 3조1000억원 규모의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2단계'를 수주했습니다.
두 회사는 쿠웨이트 알주르 LNG 수입 터미널 등 대규모 플랜트 사업을 완료했으며 2021년 수주한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1단계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지난 6월 아람코가 진행하는 약 6조5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설비 사업 '아미랄 프로젝트'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는 한국기업의 사우디 수주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이밖에 중동 5개 국가에서 건축, 오일·가스 플랜트, 항만, 원자력발전소 등 총 26조3000억원 규모의 23개 건설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대로템(064350)도 지난해 이집트 터널청이 발주한 7557억원 규모의 카이로 2, 3호선 전동차 공급 및 현지화 사업을 확보했습니다. 수소전기트램 등 수소 기반 친환경 철도차량 기술력을 토대로 중동 철도 인프라분야 진출도 전망됩니다.
현대제철(004020)은 지난해 수주한 사우디 주아이마 유전의 천연가스 액체 공장 확장 공사 후판 공급을 올해 완료했으며 LNG 에너지 프로젝트 확대에 대응해 신규 가스 수송용 강관 소재를 개발하는 등 중동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은 정 선대회장이 중동신화를 창조한 상징적인 지역"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중동시장에서 적극적인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