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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결품 논란…일부 가맹점주 '볼멘소리'
소모품 서포터 지원 원활하지 않아
입력 : 2023-10-2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발주를 요청했지만 소모품 서포터를 제때 지원받지 못한 세븐일레븐 일부 가맹점주들이 경쟁사인 GS25·CU 등에서 물건을 빌려 판매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26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의 발주 결품 상태가 원활하지 않아 일부 가맹점주들이 경쟁사에서 물품을 받아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는 전언이 나오고 있는데요.
 
(사진= 세븐일레븐)
 
지방에서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A 가맹점주는 지난 8월 좀처럼 행사하지 않던 제품인 '비타500제로' 상품이 1+1 행사로 나오자 경영주에 300병 발주를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보름이 지나도록 상품이 도착하지 않아 결국 근처 GS편의점 사장님에게 20본 케이스 10개를 빌려와 판매하는 우스꽝스런 상황이 발생했는데요.
 
발주를 요청했지만 사측에서 아무런 피드백이 없어 항의를 하고 나서야 본사로부터 "담당부서로 접수하여 전달 하였으나 지연 중"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합니다.
 
A 씨는 "타사와 비교되게 소모품 하나 조차도 제대로 확보해주지 못하고, 점주들이 요청하는 것들을 무시하는 건지 관심도 없는건지, 행사가 8월인데 행사 끝나고 보내주려 한건지 모르겠다"며 하소연 했습니다.
 
GS25 편의점 운영 중에 같은 지역에 세븐일레븐을 추가로 오픈한 B 가맹점주는 사측에 상품을 발주하다 보면 어이없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고 밝혔습니다. 
 
B 씨는 "지금도 물론 친한 경쟁사 점주에게 간혹 가다 제품을 빌려 판매하는 경우가 가끔 씩 있지만, 2년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면서 "당시 지구젤리가 한창 유행하던 시기였는데, 두달동안 발주가 중단 된 적도 있었고, 참이슬 후레쉬와 호가든로제 등 편의점 필수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 조차 몇달씩 발주가 안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필수상품들의 발주가 늦어지자 경쟁사에서 물건을 빌려와 판매에 나섰다는 것입니다. 2년전만 해도 편의점에서 비닐봉투를 판매하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B 씨가 운영하는 세븐일레븐에서 2번 연속 비닐봉투가 결품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봉투마저 GS봉투를 빌려다 쓸 수는 없는 노릇이라, 급히 대형마트로 달려가 검정비닐봉투를 사오는 황당한 상황까지 벌어졌는데요.
 
같은 업계 경쟁사에 물건을 빌려 판매하는 것도 황당한 일인데요. 강남에서 세븐일레븐을 운영 중인 C 가맹점주는 물품이 떨어졌을 때 쿠팡에서 사입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제품을 많이 팔았을 때 본사에서 소정의 장려금이 나오는데 이로 인해 재고가 부족할 시 경쟁사에 계속해서 물품을 빌리기가 민망해 쿠팡에서 사입해 판매한다는 것입니다. 
 
세븐일레븐 측은 "경쟁사에서 물건을 빌려 판매하는 것 자체는 사입으로 분류돼 계약위반에 해당된다"면서 "그러나 일부 점주 개인들이 친분이 있는 점주에게 물품을 빌려 판매하는 것을 본사가 일일이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근본적으로 세븐일레븐 가맹점주들이 경쟁사에서 물건을 빌려와 판매할 수 있는 배경에는 'NB(제조사 브랜드)상품이 자리잡고 있는데요. NB는 제조사 브랜드로 제조업체가 유통관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농심 신라면, CJ제일제당 햇반 등이 있는데 제조업체에서 상품과 브랜드를 만든 다음 선택한 유통업체인 편의점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 입니다.
 
이때 제품 포장지에는 숫자로 형성 된 고유 넘버가 있는데요. 해당 바코드는 제품의 고유 이름으로 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모두 호환돼 전산입력이 가능합니다.
 
 (사진= 이지유 기자)
 
즉 세븐일레븐 점주가 CU 등 경쟁사 NB 제품을 빌려와 판매를 해도 전산상에 문제없이 해당 제품이 입력돼 판매가 이뤄지는 겁니다. 실제로 기자가 CU에서 해태 제품인 '자유시간' 초코바를 구매한 뒤, 해당 제품을 세븐일레븐에서 바코드로 찍어봤을 때 정상적으로 결제가 이뤄졌습니다.  
 
세븐일레븐 본사와 가맹점주의 분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요. 2018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공정거래조정원에 접수된 세븐일레븐 가맹점 분쟁조정 건수는 129건으로 편의점사 중 불명예 1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는 CU가 123건으로 집계됐으며, 미니스톱이 116건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가맹점주들은 "반품 및 판촉비용 전가 등 불공정 행위가 심화되고 어려운 경제속에서 어떻게든 매출을 올리려면 경쟁사에서 물건을 잠깐 빌려다 파는 것도 현재 일부 가맹점주들이 처한 현실이기도 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세븐일레븐 측은 "물류 시스템은 점착 관리 등 철저한 관리를 통해 결품을 최소화해 운영하고 있으며, 가맹점의 매출과 물류효율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기 배송시스템이 마련돼 있다"면서 "일부 인기 상품의 경우 거래처의 공급물량 한계로 일시적 결품이 발생할 수 있으나 그것은 모든 편의점 체인에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사안으로 특정 편의점 브랜드에만 결품이 발생하는 경우는 있을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물류서비스 고도화와 효율화를 위해 올해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중이며 점포수 증가를 감안한 물류센터의 증설 투자를 지속해 안정적인 상품공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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