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카드사들의 실적이 하반기에도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고금리에 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조달 상황이 갈수록 나빠지는 데다 차주 부실로 대손충당금 부담도 커졌기 때문입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카드(029780) 3분기 당기순이익은 13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했습니다. 누적 당기순이익은 43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8% 줄었습니다.
우리카드, KB국민카드 성적표는 더 암울합니다. 우리카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180억원으로 전년(1790억원) 대비 34.1% 감소했고, KB국민카드 누적 순이익은 2724억원으로 같은 기간 22.7% 줄었습니다.
대손충당금이 급증하면서 수익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는데요. 3분기 삼성카드 누적 대손비용은 56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9% 증가했습니다. KB국민카드 3분기 누적 대손충당금도 5205억원으로 전년 동기(2670억원)보다 94.9% 늘었습니다.
채권금리가 오르면서 카드사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 부담이 크게 늘었는데요.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자금을 마련키 위해 회사채 등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합니다.
여신전문금융채권 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5%에 육박했습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AA+ 3년물 여전채 금리는 4.851%로 집계됐는데요. 한 달 만에 0.224%나 올랐습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순이익 감소는 조달금리 상승으로 금융비용이 증가하고, 경기 여건이 악화하면서 고객 상환 능력이 약화해 대손비용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며 "업계 환경은 4분기 이후에도 대내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내년 카드업황도 어두울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2024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여전업은 여전채 조달비용 부담이 지속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요. 카드업은 명목소비 둔화로 결제부문이 보합세에 그치고, 조달비용과 충당금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봤습니다.
여전사 조달 비용을 낮추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해 전체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발행 금리를 낮출 수 있는 ABS 발행이나 ESG채권, 하이브리드 채권이나 특수 목적 채권을 발행해 비용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자산유동화증권(ABS)은 부동산이나 유가증권, 주택저당채권 등 기업이 보유한 유·무형 자산을 기초로 발행하는 증권입니다.
(사진=뉴시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