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2차전지 등 테마 신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상장사 중 절반 이상은 실제 사업 추진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감원은 31일 올해 반기보고서에 대해 정관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신사업의 진행상황 기재를 중점점검하고 추진현황 실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2021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사업목적을 추가한 상장사 1047사 중 신사업 추진경과 공시 의무화 등 공시서식 개정내용에 대한 작성기준을 모두 준수한 회사는 516사(49%)입니다. 531사(51%)는 최소 1개 이상 세부 점검항목에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사업 추진현황 및 미추진 사유'와 '사업 목적 변경내용 및 사유' 등 미흡률이 각각 38%, 35%로 높았습니다.
최근 3년간 증시를 달군 이슈인 메타버스, 가상화폐·NFT, 2차전지, 인공지능, 로봇, 신재생에너지, 코로나 등 7개 테마업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회사는 총 285사입니다.
2차전지와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목적 추가 회사는 각각 125사, 92사로 가장 많았는데요. 메타버스와 가상화폐·NFT의 경우 관련주 급등시기인 2021년 말부터 2022년 초에 사업목적 추가가 집중됐습니다.
상장사 신사업 추진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2021~2022년 중 주요 7개 테마업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회사 233사 중에선 사업 추진 현황이 존재하는 회사는 104사(45%)이고, 추가한 다수의 사업 모두 추진 현황이 있는 회사는 83사(36%)입니다. 이를 제외한 129사(55%)는 추진내역이 전무했습니다.
추진 현황이 존재하는 104사 중 47사는 해당 사업과 관련한 매출이 발생하고 있지만 다른 사업부문과 구분해 관리할 정도의 유의미한 매출이 발생한 곳은 불과 4사에 그쳤습니다.
금감원은 신사업 미추진 기업들의 경우 재무·경영 안정성이 낮고 내부통제 등 문제점이 지속 노출된 기업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3년 연속 영업손실, 자본잠식 등 열악한 재무상황에 쳐했거나 최대주주 변경 전후 과정에서 사업목적을 추가한 경우도 많았는데요. 횡령·배임, 감사(검토)보고서 미제출, 감사의견 거절 등 관리종목 지정 및 상폐사유가 발생한 곳과 공시지연, 누락 등으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곳도 존재했습니다.
또한 금감원은 신사업 발표 직후 주가급등시 최대주주 관련자가 전환사채(CB) 전환 후 주식을 매도하고 사업 추진은 철회하는 등의 허위신사업 이용 부정거래 혐의가 있는 기업도 일부 발견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허위 신사업 추진 관련 불공정거래 혐의가 포착된 종목에 대해선 철저한 조사를 실시하고 혐의 적발시 엄중 조치할 예정"이라며 "투자자는 관련 공시를 통해 회사가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재무·경영 안정성, 내부통제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