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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죽은' 한국영화, 일본 애니는 '신드롬'
입력 : 2023-11-07 오후 12:19:14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올해 11일부터 117일까지 영화관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가운데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영화는 총 5편에 불과합니다. ‘범죄도시3’(1068), ‘밀수’(514), ‘콘크리트 유토피아’(384), ‘’(147), ‘30’(200) 입니다. 이들 가운데 1000만을 넘어선 범죄도시3’를 제외하면 이른바 대박을 친 영화는 없다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그저 손해를 안봤다가 맞습니다. 그것도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가운데 이들 5편이 전부입니다.
 
 
 
반면 올해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은 기록적인 흥행을 넘어선 신드롬 현상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476)의 인기는 사회 현상으로까지 분석되고 주목할 정도였습니다. 이어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은 높은 완성도와 유려한 서사 그리고 빼어난 작화 등 애니메이션의 3박자가 결합되면서 무려 35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습니다. 누적 관객 수는 555만으로 치솟았습니다. ‘스즈메의 문단속3월 비수기 시즌 개봉했음에도 여름 성수기 시즌 개봉한 밀수보다 최종 스코어에서 더 앞섰습니다.
 
반면 추석 황금 연휴 시장에 겨냥해 개봉한 한국영화 3’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191, 손익분기점 240)이 그나마 체면을 좀 살렸을 뿐입니다. 같은 날 개봉했던 거미집‘1947 보스톤은 처참한 실패를 맛봐야 했습니다.
 
이런 상황의 연속은 한국영화 시장의 위기를 또 한 번 불러왔습니다. 2020년 이후 코로나19 시대가 지속되고 이어 영화 시장이 사실상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활성화 되는 듯했지만 회복세는 너무도 멀어 보였습니다. 여전히 촬영이 완료됐지만 개봉하지 못한 창고 영화가 수백편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반면 상반기 일본 애니메이션의 강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어 한국영화 참패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대표하는 거장 미야카지 하야오 감독의 신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입니다. 지난 달 25일 개봉 당일부터 국내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유지 중입니다. 7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기준으로 누적 관객 수도 151만을 넘어섰습니다. 주말에는 무려 일일 관객 동원 수치가 10만 이상으로 치솟고 있습니다. 사전 예매율도 8일 개봉을 앞둔 마블의 신작 더 마블스에 이어 2(8.5%)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차이는 상반기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즈메의 문단속이 세대를 불문한 대중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면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하야오 감독 골수 마니아들 중심으로 반응 중입니다. 일단 네이버 영화 평점이 7일 오후 기준 10점 만점에 6.88점입니다. 흥행작이라 부르기 무리한 수치입니다. 관람평 역시 호불호가 크게 나뉘고 있습니다. 일본의 제국주의 미화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서사를 지적하는 평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큰 관심을 끄는 것은 하야오 감독이 이끄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이름값과 파급력 그리고 높은 완성도에 대한 믿음이 소비자인 관객들을 움직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스튜이오 지브리 특유의 수준 높은 작화는 애니메이션을 하나의 장르로 격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합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뉴스토마토에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중장년층을 움직이게 한 추억 마케팅이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신카이 마코토라는 일본 애니메이션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이야기꾼이 만들어 낸 뛰어난 스토리가 국내 관객들을 움직인 것이다라면서 이번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하야오 감독 그리고 스튜디오 지브리의 최대 강점인 매력적인 작화가 골수 마니아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들까지 흡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까지 일본 애니메이션이 이처럼 국내 영화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로 명확한 홀드백을 꼽기도 했습니다. 정 평론가는 국내 작품들은 기본적으로 스크린에서 부가판권으로 넘어가는 기간을 뜻하는 홀드백이 짧다라면서 반면 국내 상영된 일본 작품들은 그 기간이 꽤 길다. ‘지금 극장에서 보지 않으면 안된다란 인식도 분명 예비 관객들을 움직이는 지점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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