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공매도가 내년 상반기까지 금지됩니다. 앞으로 약 8개월 간 공매도 없는 증시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한데요. 공매도 제도 금지에 대한 가치 평가는 시간이 더 필요할 듯 싶습니다. 대신 공매도 금지라는 결정이 어딜 향한 것인지는 짐작이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습니다. MSCI 지수는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이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인데요. 글로벌 투자자들이 벤치마로 사용하는 지수로 우리나라는 선진지수가 아닌 신흥국(EM) 지수에 편입돼 있죠.
MSCI 선진지수로 편입된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돼 외국인 투자자금이 증시로 크게 유입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편입 박차에 대한 목소리가 컸습니다. 지난 2008년부터 선진지수 편입에 도전했지만 아직 역부족인데요. 편입에 있어 해소해야 할 부분으로 공매도 전면 재개가 꼽혔습니다. 지난 6월 MSCI는 한국 증시를 선진지수에 편입하지 않았고 공매도 항목에 대해 '개선 가능'이란 평가를 내놨습니다.
즉, 공매도 전면 재개가 향하는 방향은 MSCI 선진지수 편입,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글로벌 통신사 로이터는 공매도 금지로 한국 자본시장의 선진시장 진입이 지연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렇다면 공매도 금지는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요? 최근 급물살을 탄 공매도 금지가 내년 4월 총선을 향하고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정부가 5일 공매도 금지를 발표한 이후 글로벌 통신사 블룸버그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습니다.
공매도 금지 조치가 내려지기 전, 한 자본시장 전문가에게 공매도 금지가 언급되는 상황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었는데요.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순전히 정치 논리가 돼 버렸다"며 "경제적인 이슈가 아니다. 총선이 있으니 공매도를 정치 이슈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미루어 봤을 때 공매도 금지가 달려가는 방향은 총선, 즉 선거로 볼 수 있습니다. 선진지수가 아닌 선거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공매도. 8개월 간의 금지 기간 동안 어떤 변화가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공매도가 선거용라면 증시 부양은 필연적일텐데 말이죠.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오는 6일부터 24년 상반기(24년 6월말)까지 '국내 증시 전체 종목에 대한 공매도 전면 금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