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전국의 많은 사람이 일주일 동안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마음을 담아 신발들을 보내주셨다. 강원도에서 제주도까지 전국 각지에서 택배가 도착했다. 제주 강정마을과 성주 소성리에서 신발을 모아주셨고,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직접 신발을 가져오신 분들도 계셨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이 17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 광장에서 ‘모든 희생자를 애도하는 신발들의 시위’를 엽니다. 전국 90여개 시민단체들이 모인 긴급행동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무차별 공습을 규탄하고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며 희생자들을 애도할 예정입니다.
긴급행동 측은 “지난달 7일부터 현재까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사망자 수는 1만1000명을 넘어섰다”며 “전체 사망자의 75%가 아동과 여성, 노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 세계 분쟁지역에서 한 해 동안 사망한 어린이보다 지난 1달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어린이 수가 더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연대 메시지들. (사진=참여연대)
보신각 앞 광장에 놓일 2000켤레 신발은 무고한 희생자들을 상징한다는 설명입니다.
긴급행동 관계자는 “매일매일 가자와 서안지구 사망자 숫자가 전 세계로 타전되는 상황에서 이 신발들은 그 죽음이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그들이 누군가의 가족이자 친구였고 존엄한 생명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더 이상의 학살을 중단하라는 강력한 요구를 전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국, 국제사회 휴전 노력 동참해야”
이번 시위를 위해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신발이 3000켤레가 넘었습니다. 여기에 ‘한국 시민들의 마음이 팔레스타인에 전해지기를 바란다’, ‘팔레스타인에 하루빨리 평화가 찾아오기를 기도한다’는 시민들의 메시지가 함께 전해졌습니다.
국내 시민단체들은 한국 정부가 휴전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규탄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지난달 27일 유엔 총회가 ‘민간인 보호와 법적·인도적 의무 준수’ 결의안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기권했습니다. 긴급행동은 “한국 정부가 절박한 국제법적 책무를 외면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모든 희생자를 애도하는 신발들의 시위’는 오전 9시부터 보신각 앞 광장에 신발 2000켤레를 설치하고, 시민들과 함께 하루 동안 꽃과 포스트잇 등으로 애도의 마음을 나눌 예정입니다. 오후 7시에는 ‘추모의 밤’ 행사도 열립니다. 팔레스타인 국기 색상을 상징하는 LED 초를 설치하고 추모 공연과 시 낭송, 이스라엘 대사관에 보낸 엽서 쓰기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