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서울시가 내년부터 시범 도입하는 대중교통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 사업에 인천시가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당초 일일 생활권인 인천·경기 내 사용이 불가능해 실효성 지적이 있었지만, 인천시 참여로 서울 단독 운영은 면하게 된 겁니다. 당장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 통합은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도는 수도권 교통정책 협의는 이어가되, 자체 사업인 ‘더경기패스’에 방점을 찍고 있는 모습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은 17일 서울시청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후동행카드 참여와 도시철도 현안 등 수도권 교통정책에 대한 협력체계 강화를 발표했습니다. 서울시는 인천시가 기후동행카드에 동참하면서 수도권 교통 편익 증진과 9호선·인천국제공항철도 직결 운행까지 동시에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유정복 인천시장이 17일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서울-인천 교통현안 해결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시가 내년 1~5월 시범 운영에 들어가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하는 대중교통 이용권입니다. 월 6만5000원으로 서울 시내 지하철과 시내·마을버스, 공공자전거 따릉이까지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천시는 시범사업 기간 중에 광역버스 등 가능한 운송기관부터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단계적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은 수도권 교통기관 실무협의회 논의를 거쳐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이날 협약에 따라 인천시는 지난 20여년간 지역 숙원사업이었던 9호선 직결 문제를 풀었습니다. 그동안 9호선·공항철도 연장은 직결 열차 운행과 운영·사업비 등 비용 분담에 대한 이견으로 답보 상태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와 직결 열차 도입 방안에 합의하면서 인천에서 강남권까지 환승 없이 열차 운행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수도권 통합 운영 ‘불확실’
서울시에 따르면 직결 열차가 투입되면 9호선 급행열차 혼잡도가 8% 감소하고, 서울 강남권~인천공한 구간을 환승 없이 이동하면서 양 도시 시민들의 철도 이용 환경이 크게 개선될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국토교통부 등과 직결 운행에 대한 남은 협의와 절차를 충실히 이행해서 조속한 기간 내 직결 운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 시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기후동행카드의 서울~인천 구간 확대를 시작으로 그간 답보됐던 철도 현안까지 신속하게 해결돼 수도권 교통 혁신이 시작될 것”이라며 “수도권 주민 모두에게 편익이 돌아가기 위해서는 경기도 참여가 필요하다. 경기도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경기도가 기후동행카드 사업에 참여해 수도권 통합 운영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합니다. 경기도는 기후동행카드와 별도로 자체 교통카드인 더경기패스를 내년 7월부터 도입할 방침입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1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보다 월등한 더경기패스를 내년 7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라며 “혜택 연령층을 확대하고 할인 상한선 없는 무제한 카드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