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금융감독원이 자영업자·소상공인 금융지원 우수 은행으로 광주은행을 선정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합니다. 광주은행은 개인사업자 대출금리나 예대금리차가 은행권 최고 수준이기 때문인데요. 광주 현지에서 이자장사 비판을 받고 있는 은행에 이런 타이틀이 맞는 걸까요.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신한·우리·NH농협·광주은행을 올해 은행권 자영업자 경영컨설팅 우수사례로 뽑았습니다. 자영업자를 위한 특화상품을 개발하거나 온라인 홍보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기법으로 금융지원을 펼친 은행의 성과를 공유하고 금융권 상생금융을 독려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광주은행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과 BNK부산·DGB대구·광주·전북·제주·BNK경남 등 6개 지방은행 가운데 자영업자 대출 금리가 최고 수준인데요. 지난 10월 기준 광주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7.55%입니다.
신용등급별로 보면 1~3등급은 6.73%, 4등급과 5등급은 각각 7.44%와 8.00%, 6등급 8.65%, 7~10등급은 10.70% 등 금리 분포를 보이는데요. 평균금리를 보면 금리가 가장 낮은 하나은행(5.09%)과 차이가 2.50%p에 달합니다.
광주은행은 신용대출 뿐만 아니라 물적담보대출 금리도 가장 높습니다. 광주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개인사업자 물적담보대출 평균금리는 5.95%로 나타났습니다.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대출) 금리의 경우 7.49%로 전북은행 8.14%, DGB대구은행 7.79%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수준입니다.
또한 광주은행은 전국 최고 수준의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요. 예대금리차가 높다는 것은 예금 고객에게는 낮은 이자를 지급하고 대출 고객에게는 높은 이자를 받는 것으로, 사실상 고금리로 과도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고금리 상황에서 막대한 이자 이익을 거둔 은행권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면서 정치권에서는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내용의 이른바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데요.
지방은행의 지역금융 역할을 감안하더라도 이자 장사가 과하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습니다. 실제 광주 현지에선 광주은행의 대출금리 인하를 촉구하는 범시민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금감원은 이자율 뿐 아니라 광주은행이 자영업자들에 기여한 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수은행으로 선정했다는 입장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에서 제공한 컨설팅이 실제로 자영업자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됐는지 평가한 것"이라며 "대출금리와는 별개로 비금융지원 요소를 평가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 광주은행과 신한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등을 올해 자영업자 컨설팅 우수 사례로 선정했다. 사진은 광주은행 본점 전경. (사진=뉴시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