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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정신병동’ 박보영 “지친 분들에게 ‘아침’이 될 드라마”
“대본 읽고 무조건 공감 받고 위로 받을 수 있겠다는 확신 들어”
입력 : 2023-11-24 오전 6:03:16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박보영이 정신병동 간호사로 등장합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그는 마음을 다치고 가슴이 아픈 사람들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정다은간호사로 출연합니다. 환자들의 사연과 가족들의 얘기 그리고 그들을 돌보고 치료하는 의료진들의 사연까지. 그 중심에 박보영이 있습니다. 그는 우리가 아는 이미지 그대로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모두의 아픔에 공감하고 이해하고 스며들며 함께 하는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올해 여름 극장가 최고 화제작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도 그는 간호사로 출연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모습은 전혀 달랐습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박보영은 누구보다 강하고 센 모습으로 극 흐름을 주도하는 인물을 연기했습니다. 한해 다른 매체에서 같은 직업을 가진 두 인물을 번갈아 연기하는 박보영의 스펙트럼. 꽤 유려하고 꽤 흥미롭습니다. 드라마 다모베토벤 바이러스그리고 영화 역린’ ‘완벽한 타인’,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을 연출한 이재규 감독의 신작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박보영은 이번 시리즈에서 정신병동의 아침과도 같은 존재로서 모두의 가슴을 환하게 비춥니다. 그의 웃음과 그의 존재가 극중 인물 그리고 극 전체를 바라보는 시청자들 모두를 밝게 만듭니다. 박보영이란 배우의 존재가 이번만큼 빼어나게 다가온 적. 아마 색다른 경험이고 좋은 추억이 될 듯합니다. 웃고 울고 또 행복하게 만드는 기억의 중심에 선 박보영의 정신병동스토리. 들어봤습니다.
 
배우 박보영. 사진=넷플릭스
 
동명 웹툰이 원작인 시리즈입니다. 12부작 드라마입니다. 전작이 영화이고 차기작으로 드라마 시리즈를 선택했습니다. 작품 자체의 공개 매체도 다르고 서사의 결과 흐름도 전혀 다릅니다. 새로움을 추구하는 배우의 욕구에서 도전해 볼만한 작품이었을 겁니다. 일단 정신병동에도는 공감과 위로를 나누는 내용이지만 극 흐름 자체를 잘못 잡으면 신파적으로 흐를 요소가 상당히 많았기 때문에 배우에겐 분명 부담이 클 작품이었습니다.
 
그런 부분도 우려를 했었죠. 근데 이 작품을 보게 되면 무조건 공감하고 위로 받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크게 성공한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모두에게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죠. 간호사 자문을 해주신 성모병원 간호사분들이 환자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씀해 주신 게 너무 큰 힘이 됐어요. 정말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좋아해 주시면 감사할 작품이 제게도 온 게 너무 행복해요.”
 
배우 박보영. 사진=넷플릭스
 
그는 극중 간호사 직업을 위해 실제 성모병원 간호사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답니다. 준비 단계에서 직접 병원에 찾아가 간호사 경험도 했었답니다. 물론 의료 행위이기에 간호사의 일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정신병동 간호사는 일반 병동 간호사분들과 많이 다른 부분이 있었기에 눈으로 보고 또 본 것을 기억하고 몸으로 드러나게 머릿속에 심는 과정 만으로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됐었다고 합니다.
 
제가 가서 뭘 할 수는 없었기에 참관하고 또 옆에서 지켜봤죠. 그런 것만으로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됐어요. 정신건강의학과로 찾아가서 참관을 했었어요. 회진을 하실 때 함께 다니면서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잘 붙어 다녔어요(웃음). 특히 간호사 선생님들과 수간호사 선생님들이 뭘 어떻게 하시는지 주의 깊게 봤었죠. 제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너무 많은 일이 있고 진짜 세밀하게 일을 하시는 것에 진짜 많이 놀랐어요. 수첩에 빼곡하게 적으면서 기록을 많이 했었어요. 촬영 현장에도 간호사 선생님이 오셔서 많은 걸 잡아주셨어요.”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스틸. 사진=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에는 정말 많은 에피소드가 그려집니다. 박보영은 촬영 전 대본을 보면서 너무 공감되는 스토리 그리고 정말 슬픈 서사에 많이 울고 또 기분이 좋아지며 가슴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했었답니다. 특히 여러 에피소드 가운데 가장 공감이 되는 얘기도 있었다고 추천했습니다. 아직 정신병동에도를 보지 않은 예비 시청자라면 지금 공개하는 에피소드만큼은 꼭 한 번 봐주기를 바란다는 추천도 잊지 않았습니다.
 
일단은 저 스스로가 제가 연기한 다은이에게 많이 공감이 됐어요. 제가 다은이처럼 다른 사람에게 싫은 말을 잘 못해요. 그래서 그 사람이 그렇다고 싫어하면 어떡해요라는 대사가 너무 공감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극중 다은이가 스스로에게 쓰는 칭찬일기를 보고 무릎을 탁 쳤어요. 저도 섰거든요 하하하. 추천하는 에피소드는 5화 워킹맘 얘기에요. 진짜 너무 많이 울었어요. 너무 열심히 살아서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해주는 말이란 게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배우 박보영. 사진=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공개 이후 홍보 인터뷰를 하면서 박보영을 주목하게 만든 건 극중 그의 상대역인 연우진이 전한 멘트도 한 몫 했습니다. 연우진은 이번 시리즈 공개 이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박보영을 천사라고 소개했습니다. 연우진의 이런 소개에 박보영은 박장대소를 하면서 손사래를 쳤습니다. 민망하고 부끄러운 칭찬이라며 얼굴을 붉혔습니다. 하지만 박보영과 몇 차례 만나본 관계라면 그의 착한 심성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하하하, 선배님이 절 너무 모르시고 하신 말씀이에요(웃음). 저도 화 잘 내고 못 됐어요. 하하하. 극중 다은이만 놓고 보면 사실 천사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긴 해요. 제가 7개월 동안 촬영하면서 다은이로 살았으니 그 모습을 보시고 그렇게 말씀하신 거죠. 다은이가 천사인 건 맞는데, 저 박보영은 천사와는 거리가 아~주 멀어요. 하하하. 아유 진짜 너무 민망해요~ 하하하.”
 
배우 박보영. 사진=넷플릭스
 
그는 이 작품을 소화하고 경험하면서 스스로도 많은 부분에서 배우고 또 힐링을 했다고 합니다. 박보영과 꽤 많이 만나고 인터뷰를 했었지만 작품을 통해 힐링을 했었다고 밝힌 적은 이번이 처음인 듯합니다. 본인 역시 작품을 통해 힐링을 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고 합니다. 그만큼 박보영에게 정신병동에도는 기억에 강하게 남게 또 오랫동안 함께 할 작품이 된 듯합니다.
 
일을 할 때도 그렇지만 평소에도 배우 박보영이 아닌 33세의 인간 박보영이 더 크게 자리하게 노력 중이에요. 그래서 촬영이 없을 때는 형부의 카페에서 일도 해요. 조카를 데리고 함께 산책도 하고 그래요. 아직 보지 않은 분들이 많으니 정확하게 공개하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조심스럽지만 극중 수쌤(이정은)의 대사인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는 그 말, 그게 너무 공감이 되더라고요. 내가 만약 이 작품을 하지 않았다면 그런 마음의 병을 나도 혹시 안고 있지는 않았을까 싶은 막연한 생각도 들었어요.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된 작품이라 그래서 힐링이란 단어를 꼭 쓰고 싶어요.”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스틸. 사진=넷플릭스
 
그는 아직 정신병동에도를 보지 않은, 그리고 보고 싶지만 망설여지는 예비 시청자들에게 강추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출연하니 당연히 추천한다고 웃으면서도 스스로가 얻은 힐링의 감정을 모두와 함께 나누고 또 공유하고 싶다고 웃었습니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덧붙이면서 그는 반드시는 아니지만 한 번은 보고 느끼고 공감하고 여운을 느끼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정신병동에도를 추천한다고 마무리했습니다.
 
“’정신병동에도가 여러 힐링 드라마처럼 막연하게 희망을 강요하거나 그러진 않아요. 지금 이 순간에도 힘든 하루를 보내시는 분들도 있고, 또 버티시는 분도 있고. 어둠 속에서 본인과 싸우고 또 그런 분들을 곁에서 바라보며 힘들어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그런 분들에게 우리 작품에 나오는 내레이션 속 뻔한 희망이란 대사를 전해 드리고 싶어요. 뻔한 희망을 위해 버티는 노력, 그 노력이 만들어 내는 아침이 올 수 있다는 희망. 그 희망을 포기하고 버리지 않으셨으면 해요. 저희 작품이 그런 힘들고 지친 분들에게 아침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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