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과 유관기관이 공매도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를 위해 개인과 기관·외국인의 상환기간, 담보비율 조정하는 방안을 내놨는데요. 개선 방안을 보면서 문득 6여년 전 봤던 무한도전의 에피소드가 생각났습니다.
공매도 제도 개선 방안을 살펴보면 기관의 대차(일대일로 주식을 빌리는 것) 상환기간을 개인의 대주(증권사에 주식을 빌리는 것)와 동일하게 90일+연장으로 설정하기로 했습니다. 기존에 대차는 기간 제약이 없었죠. 개인의 대주 담보비율은 120%에서 기관의 대차 담보비율인 105%로 낮췄습니다.
개선 방안이 이뤄진다면 개인 투자자에게 유리한 환경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는데요. 업계에서는 공매도 시장에서 개인이 들어와 경쟁하는 구도로 가는 것이 잘못된 방향이라는 의견이 존재합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인, 기관과 개인은 같은 운동장에서 뛸 선수들이 아니다"라며 "프로리그 선수들하고 아마추어 선수들이 뛰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무한도전에서 비슷한 에피소드가 있었죠. NBA 스타 선수 스테픈 커리와 동생인 세스 커리를 불러서 무한도전 멤버들과 농구를 시킨 적이 있는데요. 처음부터 2명과 5명의 대결로 커리 형제가 불리했습니다. 하지만 NBA 농구 선수를 상대로 숫자는 의미가 없었죠.
그러자 무한도전 멤버들을 위해 커리 형제에게 패널티를 부과합니다. 지름 두배, 넓이 네배의 초대형 골대를 만들어 무한도전 멤버들의 득점력을 극대화 시켰습니다. 이외에도 4미터 높이의 장신 인형, 손이 여러개 달린 인형, 백보드가 돌아가는 회전 골대 등 커리 형제는 다양한 패널티를 받았는데요. 예능이기 때문에 힘을 크게 들이지 않은 커리 형제였지만 결과적으로 승리를 차지했죠.
TV 예능 프로그램이기에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공매도 제도 개선 방안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은 거대한 자금으로 공매도를 합니다. 상환기간에 제약을 두고 개인의 담보비율을 완화해서 만든 평평한 운동장이라 하더라도 뛰는 선수의 체급이 다른 점은 극복하기 힘들겠죠.
제도 개선 방안은 앞으로 의견을 더욱 수렴해 수정될 예정입니다.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길 바랍니다. 아울러 무차입 공매도 방지를 위한 전산화 과정도 금융당국과 유관기관이 합심해서 진행하는 만큼 이른 결과가 도출되길 기대합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