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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약속 파기에 전면 나서는 김동연
이재명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병립형 회귀 시사
입력 : 2023-11-29 오후 5:16:01
 
[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선거법 개정 문제와 관련, 양당 기득권이 독식하는 '병립형' 회귀는 안 된다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선 당시 자신과의 약속마저 저버리려는 모습을 보이자 작심비판에 나선 것입니다.
 
지방선거 이후 멀어진 두 사람 관계가 이번 비례대표제를 놓고 정면충돌하는 등 복원하기 힘든 상황으로 비화됐다는 분석도 뒤따릅니다. 두 사람은 차기 대권을 놓고 겨룰 잠재적 경쟁 관계입니다. 특히 김 지사는 적대적 공생을 통해 기득권을 지키는 거대 양당을 카르텔로 규정, 금기 깨기의 주요 대상으로 거론한 바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비례제 놓고 당내 격론…이재명, 병립형 회귀고 결심 굳혀
 
민주당은 29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내년 총선에 적용될 비례대표제 방향을 놓고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하루 순연했습니다. 전날 김상희 의원이 발의한 이른바 '위성정당 금지법'에 75명의 의원들이 동참하고, 이탄희 의원은 지역구(용인정)를 포기하며 험지 출마 배수진을 치는 등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당 주류를 장악한 친명계는 윤석열정부에 맞서야 한다는 이유를 대며 과거 병립형을 고집하는 중입니다. 이재명 대표도 사실상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표는 당내 의원들의 집단반발이 가시화되자 유튜브 방송을 통해 병립형 회귀를 시사했습니다. 불체포특권 포기에 이어 또다시 대국민 약속 파기라는 비난은 이 대표가 고스란히 짊어져야 할 부담이 됐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은 정치개혁, 정치교체를 약속한 바 있습니다. 당시 '국민통합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했고, 개혁안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이 포함됐습니다. 다당제를 통한 기득권 정치의 변화를 약속함과 동시에 꼼수였던 위성정당에 대해서도 반성했습니다.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는 "정치교체와 연합정치를 위한 '국민통합 정치개혁안'과 위성정당 방지법,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추진계획 등이 민주당 당론으로 채택됐다"면서 "기득권 대결정치를 청산하고 국민통합 정치로 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치개혁을 위해 더 추가적으로 해야 할 일들도 적극적으로 찾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약속이 다시 휴지조각이 될 처지로 내몰렸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 28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내년 총선에서 1당을 놓치거나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정부와 여당의 폭주를 막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면서 "선거는 승부인데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 있겠나"라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는 말로, 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원칙 있는 패배가 원칙 없는 승리보다 낫다'는 소신과도 정면 배치됩니다. 
 
'기득권' 금기 깨기는 김동연 상징…결국 대척점 서게 돼
 
당내 의원들의 집단반발과 함께 김 지사도 자신의 의견을 다시 밝히며 이 대표와의 대립 전선에 섰습니다. 김 지사는 지난 대선에서 '기득권'이라는 대한민국 금기 깨기에 도전했습니다. 아래로부터의 개혁을 통해 기득권을 허물어야 한다는 논리를 댔고, 이는 거대 양당이 적대적 공생관계를 통해 양분하는 대한민국 정치에 대한 도전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 같은 김 지사의 주장을 이 대표가 받아들이며 두 사람은 대선후보 단일화에 동의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 약속이 흔들릴 위기에 김 지사가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된 겁니다. 김 지사는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거대 정당이 기득권을 유지, 확대, 독식하는 병립형으로 회귀해서는 안 되고, 정치판을 사기의 장으로 몰았던 위성정당과 같은 꼼수도 안 된다"라며 "기득권 구조를 깨고 다양성을 실리는 정치개혁의 새 물결이 크게 일어 지금의 정치권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갈등 조짐은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이 대표는 자신의 경기지사 자리를 김 지사에게 물려줬다고 생각합니다. 후보 공천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지원한 데다, 선거 캠프는 흡사 대선 캠프가 그대로 이사온 듯 이 대표 사람으로 채워졌습니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김 지사가 승리하자 인수위 구성 단계에서부터 이 대표 사람들이 배제되면서 갈등이 점화됐다는 게 정설입니다. 반면 김 지사 측은 이 대표 사람들이 점령군처럼 행사했다며 어차피 차기 대선을 놓고 겨룰 경쟁자라면 일찌감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두 사람이 대척점에 서는 것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비례제를 둘러싼 격론이 대립관계를 한층 앞당겼을 뿐입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시드니대 청년사다리 참가자와 화상으로 소통하고 있다.(사긴=경기)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박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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