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배우 이선균의 마약 혐의로 영화계가 공황상태에 빠진 바 있습니다. 하지만 27일 그가 극단적 선택을 통해 사망한 채로 발견되면서 영화계 전체가 상상할 수 없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우선 이날 예정돼 있던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에 출연한 배우 김성규가 언론 인터뷰 스케줄을 전면 최소 했습니다. ‘노량’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예정됐던 김성규의 인터뷰 스케줄에 대해 ‘부득이하게 취소한다’는 문자를 취재진들에게 발송했습니다. ‘노량’ 측은 취소 이유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습니다.
배우 이선균. 사진=뉴시스
더 큰 문제는 향후 이어질 영화계 신작 개봉 관련 프로모션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최악의 침체기를 겪어온 국내 영화 시장이 ‘서울의 봄’ 1000만 흥행과 ‘노량: 죽음의 바다’ 흥행 청신호로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이선균의 이번 사망 소식으로 충격을 받으면서 모든 행사가 전면 올스톱 분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일단 내년 1월 3일 ‘외계+인’ 2부, 11일 ‘시민덕희’ 언론 시사회 일정이 예정돼 있지만 변동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외계+인’ 2부 투자 배급사인 CJ ENM과 ‘시민덕희’ 투자 배급사인 쇼박스 측은 일정 변동에 대한 부분은 현재까진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추후 상황을 지켜 보며 행사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선균이 주연으로 출연했고 올해 칸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을 받은 영화 ‘탈출: PROJECT SILENCE’ 그리고 ‘행복의 나라’는 마약 혐의 보도 뒤 개봉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이날 이선균이 사망함에 따라 공개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배우 이선균이 27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 사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선균의 마약 혐의와 사망으로 국내 영화계가 받은 충격과 피해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선균이 배우로서 일궈 낸 입지와 명성을 감안하면 국내 영화계가 당분간 회복하기 힘든 트라우마에 휩싸일 가능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독보적인 존재감과 특유의 배우적 색깔 그리고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이끌어 낸 K영화의 글로벌 신드롬 중심에 서 있던 존재감. 여기에 국내 영화계에선 독립영화와 상업영화 그리고 블록버스터를 가리지 않는 작품 선구안 등. 이선균이 구축해 왔던 배우로서의 아우라는 당분간 나오기 힘든 케이스로 평가 받아 왔습니다.
현재 이선균의 소속사 측은 언론과의 연락이 두절된 상태입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전화통화에서 “믿을 수 없다”면서 “동료들을 통해 처음 상황을 전해 들었다. 모든게 믿기 힘든 상황이라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비통함을 전해 왔습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