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지난해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설정액과 수익률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았습니다. 절치부심 끝에 주식 사모펀드 운용 역량이 ETF 성과에 비로소 반영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타임폴리오·에셋플러스 액티브 ETF, 마침내 성장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가치총액은 121조657억원입니다. 2022년말 78조5116억원에서 42조5489억원(54.2%)이나 커졌는데요. 액티브 ETF만 운용하는 타임폴리오·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같은 기간 1038억원, 663억원에서 2750억원, 978억원으로 1712억원(164.9%), 315억원(47.5%) 늘었습니다. 두 운용사의 액티브 ETF 수는 9개, 6개입니다. 전체 시장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입니다.
액티브 ETF는 비교지수를 90% 이상 추종하는 패시브 ETF와는 달리 70%까지만 반영하고 나머지는 운용사 펀드매니저가 재량껏 운용하는 ETF입니다. 단순히 지수를 추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운용 역량을 극대화해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입니다.
주식형 액티브 ETF는 2020년 7월 한국거래소가 관련 상품을 허용한 후 2022년부터 본격 등장했는데요. 초기 1~2년 동안은 부진한 성과로 고전했습니다.
2022년 코스피는 연간 -24.89%의 성과로 부진했지만 TIMEFOLIO 이노베이션액티브는 그보다 못한 -36.87%, TIMEFOLIO Kstock액티브는 -27.11%, 에셋플러스 코리아플랫폼액티브 -41.05%, 에셋플러스 글로벌플랫폼액티브 -48.63% 등을 기록, 투자자들을 더욱 크게 실망시켰습니다.
지난해에야 비로소 시장을 넘어선 성과를 보여준 액티브 ETF가 많습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액티브 ETF는 지난해 75.32% 올랐고, 에셋플러스 글로벌플랫폼액티브 ETF는 64.29%를 기록하며 코스피(18.73%)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레버리지, 인버스 ETF를 제외할 경우 동종 펀드 중 상위권 성적입니다.
이외에도 TIMEFOLIO의 탄소중립액티브(63.39%), 미국S&P500액티브(50.83%), K컬처액티브(32.37%), 에셋플러스의 글로벌대장장이액티브(32.51%), 코리아대장장이액티브(32.15%) 등이 좋은 성과를 냈습니다.
운용역량 주목…규제 완화로 수익률 높인다
사모펀드 명가로 유명한 타임폴리오와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에셋플러스의 운용 역량이 액티브 ETF 시장에서 마침내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보입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관계자는 "액티브 ETF는 단순히 상품을 어떻게 내느냐보다 운용이 관건인데 그 역량을 증명해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태훈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본부장은 "액티브 ETF 운용사들은 사모펀드를 운용할 때에도 한두 종목에 20~30%씩 비중을 싣는 등 확신을 가진 종목에 투자하는 노하우가 있다"며 "이런 노하우를 ETF 운용에 적용해 긍정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상관계수 규제 완화가 추진될 예정이어서 이들이 액티브 ETF 운용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된 것도 긍정적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일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는데요. 향후 신규 상장될 액티브 ETF의 상관계수 적용은 사라질 전망입니다. 기존 액티브 ETF는 변함없이 0.7의 상관계수가 적용되지만 신규 ETF는 규제를 받지 않게 됩니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존 액티브 ETF들도 상관계수가 없는 ETF로 전환할 수 있는지 추가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금융위는 일반 공모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해 판매 수수료·판매보수 등 각종 비용을 줄이면서 주식처럼 간편하게 매매하는 방안이 추진할 방침입니다. 타임폴리오·에셋플러스의 경우 공모펀드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대형 운용사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투자자의 선택을 받으려면 차별화된 운용 성과를 증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높은 보수 불가피…"상품 품질 유지"
액티브 ETT는 패시브 상품과 달리 펀드매니저 등의 품이 많이 들어 운용보수도 높은 편입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TF 종목 중 총보수가 가장 비싼 ETF는 에셋플러스의 글로벌다이나믹시니어액티브, 글로벌대장장이액티브, 글로벌 영에이지액티브, 글로벌 플랫폼액티브 등 4종목으로 총보수가 연0.99%에 달합니다. 타임폴리오의 액티브 ETF는 모두 0.8%입니다.
고 에셋플러스 본부장은 "1%에 가까운 보수가 패시브 ETF보다는 많이 높다고 생각하겠지만 펀드매니저들이 운용하는 ETF라는 점에서 크게 비싸다고 생각하지는 않다"며 "보수가 합리적인 수준이어야 품질도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타임폴리오 관계자는 "운용 역량 외에도 패시브 ETF에 비해 돈도 많이 든다"며 "보수 체계를 바꿀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