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태영건설 채권단, PF익스포저별 '온도차'
은행·보험사, 100% 보증 담보·선순위대출 구성
입력 : 2024-01-0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보연·신유미 기자]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자구책을 내놨지만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400여개가 넘는 채권단의 대출 규모와 회수 가능성이 서로 달라 합의 과정서 마찰이 불가피 한데요. 은행권이나 보험사와 같이 자본력을 갖춘 금융사는 선순위 대출인 만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결정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입니다. 반면 자금력이 부족하고 후순위 대출이 만은 캐피탈 등은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 입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에 빌려준 금액 대부분 담보가 확실한 것이거나 선순위 대출로 이뤄진 시중은행과 보험사 등은 워크아웃이 무산되더라도 원금 손실 적은 만큼 당국과 산은이 태영측에 압박하고 있는 추가 자구책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입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태영 측이 내놓은 자구안이 진정성을 갖춰야 한다는 분위기는 공감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은행권 대출은 선순위 대출로 워크아웃 파산에 대한 영향이 제한 적인 만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일부 선순위 금융사는 담보가 확실해 워크아웃에 100% 동의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도 있다"면서도 "물론 법정관리행을 바라는 모양으로 반대매수청구권으로 반기를 드는 모양새를 취하긴 쉽지 않다" 귀띔했습니다.
 
보험사 역시 보증이 확실하거나 선순위채권으로 이뤄져 있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보험사 중 태영건설 쪽에 가장 많은 금액을 내준 한화생명도 관련해서 100% 보증을 담보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금융채권단에 보낸 문건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부동산PF 사업을 위해 간접적으로 금융사에 차입한 금액(보증 채무)은 9조1816억원인데요. 태영건설이 금융사에 직접 빌린 금액은 1조3007억원으로 보증 채무가 직접 채무의 8배에 육박합니다.
 
보증 채무는 시공사인 태영건설이 아니라 시행사가 받은 PF대출이지만 태영건설이 보증을 서 사실상 태영건설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로 분류됩니다. 시행사는 2금융권 중에서도 캐피탈사와 증권사에서 PF대출을 받은 경우가 많은데요. 캐피탈사는 자본력이 약하고 연체율도 높아 이번 위기에 특히 취약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캐피탈사의 PF대출 연체율은 4.44%입니다. 증권사(13.85%), 저축은행(5.56%)보다 낮지만 은행(0%), 보험(1.11%), 상호금융(4.18%)과 비교하면 높은데요. 캐피탈사는 대체로 후순위 채권자라 원금 손실 가능성도 큽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당장 유동성에 영향을 주진 않지만 이번 사태의 영향으로 부동산PF 시장이 침체되면 위험이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부동산PF 위기가 발생하면 캐피탈사의 회사채 수요가 제일 먼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신금융협회는 이날 "최근 캐피털 부동산PF 시장의 사업여건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손실흡수능력과 재무건전성을 고려할 때 충분히 감내할 수준"이라며 "지속적으로 손실흡수능력이 확충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산은이 전송한 금융채권자협의회 소집 통보에 따르면 금융권의 태영건설 관련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4조5800억원입니다. 태영건설 직접 여신이 5400억원, 태영건설 자체 시행 중인 29개 PF 사업장과 관련된 익스포저가 4조300억원입니다. 가장 대출 규모가 큰 곳은 은행권인데요. 태영건설은 지난 3분기 말 기준 국내 은행권으로부터 장기차입금 4693억원, 단기차입금 2250억원 등 총 7243억원을 빌렸습니다. 뒤를 이어 보험업권이 2000억원가량을 빌려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추가적인 자구계획안 발표를 사흘 앞두고 채권기관들의 반응이 싸늘하다. (사진=뉴시스)
 
김보연·신유미 기자 boyeon@etomato.com
 
김보연 기자
SNS 계정 : 메일 트윗터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