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금융위원회가 서민금융종합플랫폼 출시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정책서민금융 효율화 방안을 발표했는데요. 당초 거론된 햇살론 통합과 최저신용자 대상 직접 대출 상품 출시 등은 빠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처 간 예산 조율과 재원 마련에서 문제가 있기 때문인데요 근본적인 서민금융 정책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정책서민금융 효율화 방안에는 당초 예고됐던 햇살론 상품 간 '칸막이' 폐지와 서민금융지흥원 자체 대출상풀 출시 등이 담기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금융위는 수요자 중심으로 정책서민금융 상품과 운영체계를 개편하겠다며 서민금융종합플랫폼인 '서민금융 잇다(가칭)' 출시 계획을 밝혔습니다.
지난해 금융위는 서민금융 개선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햇살론 통합과 서금원 자체 대출 상품 출시를 추진온 바 있습니다. 그러나 상생기금 마련이 물거품이 되면서 상품 취급 금융회사와 부처 간 예산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해 결국 무산됐습니다.
현재 서민금융지흥원(서금원)이 보증하는 정책서민금융 상품인 햇살론은 신청 대상 및 취급처 등에 따라 △근로자햇살론 △1금융권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햇살론뱅크 △최저신용자를 지원하는 햇살론15 △청년층이 대상인 햇살론유스 △저신용자 전용 신용카드인 햇살론카드 등 5개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햇살론뱅크, 햇살론15. 햇살론유스는 은행에서, 햇살론카드는 카드사, 근로자햇살론은 저축은행·상호금융·보험사에서 취급하는 등 기금별 취급처가 다릅니다. 뿐만 아니라 기금별 담당 기관도 다른데요. 햇살론15는 국민행복기금을, 나머지 4개 상품은 기획재정부의 복권기금을 재원으로 쓰고 있습니다.
상품별 수요도 제각각인데요. 햇살론15 등 수요가 많은 상품은 한도가 조기에 소진돼 재원이 부족하지만 햇살론 카드 등 공급 목표를 30%도 채우지 못한 상품도 있습니다.
은행이 취급하는 햇살론 뱅크의 경우에도 취급 실적이 들쭉날쭉합니다. 은행별 공급실적을 보면 전북은행이 94.5%로 가장 많습니다. 1조1687억원 공급규모입니다. 이어 광주은행이 245억원으로 2.0%, 대구은행 167억원 1.4% 등의 순입니다.
반면 농협은행 49억원(0.4%),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48억원(0.4%), 하나은행 38억원(0.3%), 우리은행 18억원(0.1%) 등으로 시중 5대은행들의 참여가 저조합니다. 또 이같이 복잡하고 헷갈리는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금융당국은 당초 은행권의 민생금융기금을 기반으로 햇살론 등 서민금융 상품을 통합할 계획이지만, 2조원 규모의 은행권 민생금융방안은 서금원 출연이 아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대상으로 4% 금리 초과 대출 이자 캐시백 제공으로 선회하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또한 부처 간 이해조율이 불발되면서 햇살론 재정 통합도 어렵게 됐습니다. 국민행복기금 재정이 쓰이는 햇살론15에 복권기금을 쓰려면 기획재정부 산하 복권위원회 의결 등이 필요한데 정부 재정과 민간 재정을 통합하는 한계에 부딪힌 겁니다. 정책서민금융 상품의 주 재원인 복권기금 출연 기간은 오는 2025년으로 2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입니다.
금융위 측은 당초 복잡한 정책서민금융상품 통합을 검토했지만 일부 상품이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는 만큼 재원 통합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재정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통합할 경우 정책서민금융 이용자와 금융사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효율화 방안의 핵심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복합 비대면 상담을 도입했다는 점"이라며 "그동안은 대면으로만 상담을 진행했지만 비대면으로 대출을 받는 소비자가 60%에 달하기 때문에 비대면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며 이번 플랫폼이 경제 자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정책서민금융 효율화 방안에는 당초 거론된 햇살론 통합안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모습. (사진=뉴시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