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챗GPT’의 개발사 오픈AI가 누구나 인공지능(AI) 챗봇을 만들어 사고팔 수 있는 장터인 ‘GPT스토어’를 열면서 AI 생태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습니다. 국내 AI 스타트업들 역시 이 같은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AI 생태계 활성화 기대감을 표하는 동시에 생태계 내 기술적 종속 등 한계에 대한 우려가 공존합니다.
GPT스토어 (사진=오픈AI)
15일 AI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오픈AI는 구독형 유료 모델의 GPT스토어를 출범했습니다. 개인, 기업 누구나 GPT를 기반으로 개발한 앱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오픈AI에 따르면 첫날 공개된 GPT 수는 300만개에 달합니다. 이날 기준으로 등록된 GPTs(GPT기반 앱)의 숫자는 약 9만개에 달합니다.
GPT스토어가 등장하면서 시장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오픈AI에 막대한 투자금액을 쏟아부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시가총액 2조8872억 달러(약 3800조원)으로 2위 애플(2조8747억 달러)를 제치고 시총 1위에 올랐는데요. MS가 시총 1위에 복귀한 건 2년 2개월 만입니다. 국내 증권가도 AI 관련주를 GPT스토어 수혜주로 꼽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국내 AI 기업들도 생태계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오피스 소프트웨어 기업(SW) ‘폴라리스오피스’는 ‘가이드 챗봇’을 GPT스토어에 등록했다고 밝혔는데요. 한글과컴퓨터(한컴)와 지난해 9월 초거대 언어모델(LLM) ‘루시아 GPT’를 공개한 솔트룩스도 GPT스토어에 서비스 등록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GPT스토어 출범을 놓고 국내 AI 업계 안팎에서는 생태계 활성화와 저변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많은 우려도 뒤따릅니다. 그간 국내 스타트업들이 출시한 챗GPT 기반 서비스들은 앞으로 일반인과도 경쟁을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GPT스토어가 자리를 잡으면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같은 ‘제국화’로 산업 자체가 종속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는 “GPT스토어가 아니더라도 이미 수많은 회사들이 AI 서비스를 내놓을 때 챗GPT 엔진을 사용하고 있어 이미 종속이 되고 있다”라면서도 “오픈AI가 후발주자들의 기술력이 많이 올라온 상태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GPT스토어 같은 플랫폼화를 통해 ‘락인 효과’를 일으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인들도 생성형 AI와 관련한 기술을 쉽게 접하고 직접 만든 챗봇 형태의 앱을 판매까지 할 수 있게 되면서 AI 저변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임은 분명하다”라며 “그러나 클라우드 환경에서만 실행이 가능하고, 내부 자료의 유출 위험성 등 기업이나 기관을 대상으로 한 생태계 확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GPTs나 코파일럿 같은 기능을 내부에서 사용하려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많은 업체의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