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야권은 18일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경호원들에게 입이 막힌채 행사장 밖으로 끌려난 것과 관련해 "국회에 대한 명백한 도발"이라며 "유신독재 영화를 보는 것 같다"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18일 전주 덕진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자들과 인사하는 동안 경호원들에게 끌려 나가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강 의원은 이날 오전 전주 덕진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 대통령에게 악수를 하다가 대통령경호처 경호원들에 의해 강제로 끌려 나갔습니다.
강 의원은 이에 "윤 대통령과 악수하며 인사를 건넸다.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으로서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들이 불행해집니다'라는 인사말을 전한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는데요. 그는 "윤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는 단 몇 초의 순간, 저는 대통령 경호원들에게 입이 틀어막히고 사지가 들린 채로 끌려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대통령실은 경호상 위해 행위로 판단해 퇴장 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야권은 즉각 해당 행위와 관련해 '국회를 모독하는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손솔 진보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석열정부의 무도함이 대한민국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폭력을 동원해 끌어내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입법부에 대한 중대한 모독행위이자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행태"라고 규탄했습니다.
민주당도 입을 모았습니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신독재 영화를 보는 것 같다"며 "2024년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라니 믿기 어렵다. 대통령의 분명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 역시 자신의 SNS에 "야당 대표에 대한 테러는 제대로 수사하지도 못하면서 축소·은폐하더니 진언하는 야당 의원을 개처럼 끌어냈다"며 "입법부에 대한 모독이자,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경호실이 언제부터 국회의원 행동의 잘잘못을 따지는 기관이 됐느냐"며 "국민들로부터 선출된 국회의원의 행동이 '금도'를 넘었는지 아닌지는 국민들이 판단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의당을 비롯해 신당도 '입법부에 대한 모독'이라며 궤를 같이해 비판했는데요.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강 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마치 범죄자를 대하듯 자리에서 끌어내린 행위는 강 의원 한 명에 대한 모독을 넘어 입법부에 대한 모독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습니다.
박원석 미래대연합(가칭)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원의 직언을 듣고 싶지 않다고 범죄자 다루듯 입을 막고 끌고 나간 것은 독재정권 시절에도 보기 힘들던 무도한 폭력"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은 "아무리 목청이 커도 목소리로 사람을 해할수는 없다. 입을 막은 것은 실체적 위협에서 대통령을 지키는 목적보다 대통령 귀에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하려는 '심기경호'의 목적"이라고 직격했는데요.
이 위원장은 "과거 우리는 과도한 경호에 익숙해진 지도자들이 걷던 길과 그들이 무너지는 모습을 경험했다"며 "진보당을 키우는 보수대통령"이라고 비꼬았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