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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타이 패션 정치
입력 : 2024-01-19 오후 10:42:33
정치인들이 발언을 하는, 혹은 참여하는 행사가 있다면 기자는 어디든 따라갑니다. 먼저 현장에 도착해 둘러보기도 하고, 내부 상황을 지켜보면서 마치 그림을 그리듯 꼼꼼히 글을 써 내려가는데요.
 
특히 이슈가 있는 정치인이라면 아주 사소하지만 유심히 챙겨보는 아이템이 있습니다. 바로 '넥타이'입니다. 어떠한 뜻을 발표하는 자리라면 더더욱이나 '오늘 넥타이 무슨 색 했대? 어떤 모양이래?'를 따지곤 하죠.
 
넥타이를 챙겨보는 이유, 바로 정치인들이 자신의 결심이나 뜻을 넥타이에 함축해서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패션 정치입니다.
 
민주당을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추진중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이 지난 16일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출범식에서 웃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16일 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신당 창당을 추진키 위해 '새로운미래 창당 발기인대회'에 참석했습니다.
 
이 전 총리가 맨 넥타이가 단연 화두였습니다. 이 전 총리의 넥타이는 군청색 바탕에 흰색과 노란빛을 띠는 금색 줄무늬 타이였는데요. 새로운미래의 당색이 군청색입니다.
 
이날 참석한 주요 신당들은 개혁신당과 한국의희망, 미래대연합, 새로운선택이었는데요. 개혁신당의 당색은 오렌지색입니다. 한국의희망의 당색은 오렌지와 네이비이고요. 미래대연합과 새로운선택은 민트색 계열의 밝은 파란색을 씁니다. 이를 감안할 때 이 전 총리 넥타이에 줄무늬가 있는 것은 포용과 연대의 의미로 볼 수 있는 겁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주당 탈당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11일 탈당을 선언한 이 전 총리는 붉은 넥타이를 매고 왔는데요. 이는 이 전 총리를 알았던 민주당계 사람들에게 다소 충격이었다는 전언입니다. '결별 결심을 이렇게까지 드러내나'라는 마음에 배신감까지 들었다는 겁니다.
 
이 전 총리의 보좌관이 쓴 책 제목이 인상 깊은데요. '이낙연은 넥타이를 전날 밤에 고른다'입니다. 그는 책에서 "(이 전 총리는)다음날의 행사나 언론 등에 노출되는 일정을 감안해 국민들께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인 것"이라고 정치 스타일을 얘기한 바 있습니다. 그렇게 세심한 이 전 총리가 아무 계산 없이 넥타이를 골랐을까요? 앞으로도 그의 넥타이를 유심히 지켜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유근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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