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상상인증권(001290)이 임태중 단독 대표 체제 2년차를 맞이했습니다. 그간 인력 보강 등으로 내실 다지기에 열중했던 상상인증권이 올해 꺼내든 카드는 리테일입니다. 자체 개발한 신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상반기에 출시하고 리서치센터를 강화해 리테일 기반의 대형사로 나아가겠다는 계획입니다.
"친숙한 금융플렛폼 성장 목표"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임 대표는 올해 단독 대표로서 임기 2년차를 맞이했습니다. 임 대표의 2년차 목표는 리테일 사업 확대입니다. 임 대표는 대형 증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리테일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증권업계에서 상상인증권의 리테일은 거의 전무한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뒤쳐진 리테일 부문의 기틀을 처음부터 다시 세우기 위해 내세운 주요 전략은 신규 MTS 출시입니다.
코스콤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기존 MTS는 10년 이상 방치돼 있었습니다. 신규 MTS는 2년에 걸쳐 만든 자체 시스템으로 운영되며 현재 시범서비스를 거치는 단계로 상반기 안에 정식으로 출시할 예정입니다. 업계 최초로 수수료 없이 주식 매도금을 당일 인출할 수 있는 '매도 바로받기', 최대 3% 이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이자 바로받기' 등의 서비스가 탑재될 계획입니다.
상상인증권 측은 새로운 MTS의 출시는, 차별화된 서비스와 직관적인 사용자 환경·경험(UI·UX)을 갖춰 디지털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상상인증권 관계자는 "토스와 카카오처럼 누구나 친숙하게 이용이 가능한 대중 금융플랫폼으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라며 "앞으로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보완해 정식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KB증권 출신 백영찬 리서치센터장이 이끄는 리서치센터의 성장도 주목됩니다. 상상인증권에 따르면 현재 리서치센터는 18명의 인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타 중소형사 대비 적은 규모이지만 신입 애널리스트가 절반 이상으로 젊고 트렌디한 리서치 조직을 표방한다는 방침입니다. 최근엔 연합인포맥스가 실시한 2023년 베스트 리서치 하우스에서 중소형사 2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상상인증권의 리서치 조직은 서너 명의 애널리스트가 함께 금융시장 중요 이슈를 분석하는 '콜라보 리포트'와, 투자전략팀에서 △경제 △주식 △채권 △외환 △원자재 △ETF △부동산 등 약 10개 부문별 자산을 커버해 주간으로 발행하는 '한상자(한눈에 보는 상상인 자산 전략)'를 앞세워 투자자들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 출신 임태중…몸집 키우기 주력
임 대표는 1999년 대우증권 입사 후 대우증권 전략기획부 기획실 차장, 미래에셋대우(현 미래에셋증권) 런던현지법인 법인장, 투자은행(IB)부문 기업금융본부 이사, 글로벌혁신부문 이사 등을 역임한 베테랑 증권맨입니다.
지난 2022년 4월 상상인증권 경영전략기획총괄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5개월 만에 대표로 취임하며 이명수 전 대표와 상상인증권 각자 대표가 됐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3월엔 상상인증권 정기 주주총회에서 단독 대표로 선임돼 2년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임 대표가 취임한 이후 상상인증권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인력 보강입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2년 9월 기준 상상인증권 전체 임직원 수는 160명이었습니다. 지난해 9월 말엔 244명으로 52.5%(84명) 증가했습니다. 특히 7명이었던 법인영업(홀세일) 영업직원이 25명으로 늘어 두드러진 변화를 보여줬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사외이사도 늘려 지배구조 개선에 나섰습니다. 사외이사는 지난해 3월 말 기존 1명에서 4명으로 확대됐습니다. 금융감독원에서 부국장과 강원지원장을 거친 박연화 사외이사를 비롯해 금감원 정보화전략실 소속 연구위원 출신 임병순 사외이사를 선임했습니다. 두 이사는 각각 브이아이자산운용 상근감사, NH투자증권 상근감사위원을 역임한 바 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판사와 한화생명 준법감시인 경력이 있는 남종훈 사외이사, 중앙회계법인을 거쳐 법무법인 지안에서 회계사로 일하고 있는 박종오 사외이사도 같은 시기 뽑혔습니다.
임원들도 영입했습니다. 먼저 지난해 2월에 미래에셋증권 글로벌주식마케팅팀 부장, KB증권 글로벌브로커리지(BK)솔루션팀 이사를 역임한 황돈구 상무보를 디지털전략본부장으로 데려왔습니다. 같은 달 영업한 김정태 리스크관리실장은 DB금융투자에서 채권·외환·상품(FICC)금융팀 이사로 일했습니다.
김윤 채권금융실장은 미래에셋증권과 유진투자증권에서 채권영업부 이사 경력이 있고, 김해영 전략마케팅실장은 한화투자증권 디지털 콘텐츠 모듈부 차장 출신입니다. 각각 지난해 5월에 상상인증권으로 합류한 임원입니다.
채권금융 쪽에선 지난해 초 이베스트투자증권에서 채권금융을 담당하던 유지훈 상무가 상상인증권 FICC본부장으로 부임했습니다. 유 본부장과 함게 이베스트투자증권 FICC본부 인력 10명도 함께 합류했습니다. 이베스트에서 일하던 당시 유 본부장은 대표보다 연봉이 높은 것으로 업계에서 유명했던 만큼 상상인증권은 전문가를 영입해 채권 부문에 힘을 실었습니다.
이처럼 조직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전문 인력을 늘린 것은 올해부터 제대로된 사업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상상인증권 관계자는 "공석이던 리서치센터장 자리를 채운 후 임원 영입에 맞춰 FICC 부문과 디지털전략본부 등을 신설했다"며 "인력 영입과 조직 확대가 빠르게 이뤄져 리서치센터를 비롯해 FICC본부, 법인영업본부 등 타 부서와의 유기적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