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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책 21개 줄인게 '혁신'이라는 김인 새마을금고 회장
구조조정 없고 비대한 회장 권한 그대로
입력 : 2024-01-23 오후 2:18:46
 
[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새마을금고가 국민적 신뢰도를 제고하겠다며 쇄신책을 발표했지만 시늉만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구조조정 없이 직책만 21개를 축소한건데요. 협동조합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어떻게 강화할지, 구체적인 내부통제 개편 방안도 담기지 않았습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각종 비리와 부실 사고로 실추된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지난해 경영혁신자문위원회를 꾸려 경영혁신안을 마련했습니다. 쇄신 결의문에는 지난해 경영혁신자문위원회가 제시한 혁신안을 적극 수용하고 국회를 통한 입법 활동도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조직을 지난  2017년 수준으로 감축하고 지속적인 자구노력을 실시하겠다는 게 핵심 내용인데요. 현재 9개 부문·40개 본부·124개 부 체제를 8개 부문·34개 본부·111개 부로 바꾼다는 계획입니다. 전략조정·ESG금고경영지원·공제 총 3개 부문을 폐지하고 대체투자 등 유사·중복 기능을 가진 7개 본부를 통폐합합니다. 부문장 등 21개 직책을 축소해 비대해진 중앙회 조직도 과거 수준으로 슬림화 한다는 계획입니다. 
 
금리 인상과 경기 하강이 맞물리자 최근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대구 등 일부 지역 금고에서 뱅크런(현금 대량 인출 사태)까지 발생하자 몸집을 줄이겠다고 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줄지 않은 셈입니다. 새마을금고는 저금리 시기 부동산 호황 당시 부동산 담보, 관리형 토지신탁 대출 등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금리 인상의 부작용으로 대출 부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특히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혁신법안의 통과 의지를 국회에 조속히 전달하는 등 입법지원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번 혁신안에도 불구하고 내부 통제 부실을 방지할 수 있을지 의문은 가시지 않습니다.
 
이사회 의장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전문 경영 대표인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할 수 있는 권한을 여전히 갖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앙회 이사진들은 지역 금고 이사장으로 이뤄지는 업권 특성상 CEO가 지역 금고 감시를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판입니다. 
 
새마을금고는 또 부실 우려가 있는 금고는 합병을 통해 경영 합리화를 추구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금융당국의 강화된 검사 기능을 적용받겠다는 것일뿐 권한과 책임이 법적으로 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대로 운영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당초 새마을금고는 소관부처를 행정안전부에서 금융위원회로 이관해야한다는 문제가 붉어진 바 있습니다. 그동안 새마을금고 감독권은 행정안전부 소관 아래 있어 금융당국에서 자세한 자료 확보를 할 수 없을 뿐더러 금융분야 전문성이 떨어지는 행안부에서 제대로 감독하지 못해 건전성이 위험하다는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되었기 때문입니다.
 
정연승 단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거버넌스에 대한 변화가 없기 떄문에 현 상태를 유지하겠다고 해석할 수 밖에 없다"며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채 미봉책으로 남은 셈인데 우선 금융당국으로 감독 권한을 넘긴 이후 운영 방식 등 손질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지난 22일 신뢰 회복과 건전성 확보를 위한 쇄신 결의문을 발표했다. 사진은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새마을금고중앙회 MG홀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
 
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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