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올해 1분기 은행권이 가계와 기업에 대해 대출 문턱을 낮추지만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중저신용자 급전 창구인 비은행권은 문턱을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도 주택담보대출 및 전세대출 대환대출 인프라가 확대되면서 은행 간 대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섭니다. 다만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비은행권은 건전성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는데요. 이에 비은행권 대출 태도는 강화 기조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은행과 신용카드회사 등 204곳의 국내 금융기관 여신업무 총괄 담당 책임자들은 국내은행 대출태도가 기업과 가계에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올해 1분기 5를 기록해 지난해 4분기 -6보다 대출 문턱을 낮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직전 최고치는 지난해 2분기에 기록한 6으로 3분기 만에 플러스로 돌아선겁니다.
지수가 플러스로 상승하면 은행권의 대출 태도가 완화돼 대출 영업을 확대한다는 의미입니다. 대출태도지수는 지난해 2분기까지는 플러스를 보였지만 3분기와 4분기는 각각 -2와 -6으로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은행의 가계 주택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3을 기록해 2개월 만에 다시 플러스로 전환했습니다. 올해 2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도 시행 등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도 1월부터 대환 대출 범위가 기존 신용대출에서 아파트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등 주택담보대출까지 확대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입니다.
유재원 한은 금융리스크분석부 은행리스크팀 과장은 "기업 대출태도의 경우 대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완화 태도를 보일 전망"이라며 "가계에 대한 대출태도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도 시행 등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대환대출 인프라 이용 확대 등의 영향으로 소폭 완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가계 일반에 대한 대출태도는 지난해 4분기 보합에서 올해 1분기 3으로 올랐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각각 8과 6을 기록했습니다.
유 과장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은행들의 대출태도 완화가 두드러졌다"고 덧붙였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대출 수요는 각각 3과 25를 기록했습니다. 운전자금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지속되고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높아진 부실 우려에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가 우려되면서입니다.
가계 대출 수요는 경기회복 지연과 높은 금리수준 등의 영향으로 가계 일반대출의 경우 중립 수준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택대출의 경우 분양·입주 물량 감소에 따른 전세 가격 상승에 소폭 증가한 8을 기록했습니다.
신용위험은 중소기업과 가계가 각각 28씩을 보였습니다. 영세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등에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이 지속되고 가계는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대 등으로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상호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조합은 등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태도는 대체로 강화 기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높은 연체율 지속에 따라 여신 건전성 관리에 나섰기 떄문입니다.
상호저축은행의 대출태도는 -25로 1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습니다. 상호금융조합과 신용카드도 각각 -29와 -6을 보였습니다. 다만 생명보험회사는 양호한 여신 건전성을 바탕으로 대출태도가 다소 완화되며 플러스 전환했습니다.
지난해 9월 기준 상호저축은행의 연체율은 6.15%를 기록했고 상호금융조합과 신용카드회사 연체율도 각각 3.73%와 1.85%를 보였습니다. 생명보험회사는 0.38%로 집계됐습니다.
비은행권의 대출 수요는 생활자금 및 기업 운전자금 중심의 소폭 증가가 예상되는데요. 상호저축은행과 금융조합은 각각 7과 2를 기록했고 신용카드회사와 생명보험회사도 각각 6, 10을 보였습니다.
신용위험은 모든 업권에서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저신용과 저소득층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및 부동산 관련 대출의 신용위험이 지속되고 있는데 주로 기인한 것입니다.
올해 1분기 은행권은 가계와 기업에 대해 대출 문턱을 낮추지만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중저신용자 급전 창구인 비은행권은 대출 문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 시내 은행의 대출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