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민주당은 24일 서천시장 화재 현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만나 갈등을 봉합한 것을 겨냥해 '일종의 정치쇼'라고 비판했습니다. 피해 상인들은 만나지 않은 채 재난 현장을 배경삼았다는 겁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맨 마지막 순서로 말하며 "피해 국민 앞에서 일종의 정치쇼를 한 점에 대해선 아무리 변명해도 변명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대표는 "앞서 많은 최고위원들이 말했지만, 어제 서천특화 시장에서 그 장면은 인상적"이라며 회의 중간에 틀어진 상인들이 항의하는 영상을 짚었습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피해를 입은 상인들을 만나지 않고 사진만 찍고 떠난 것을 규탄하는 영상인데요.
이 대표는 "그 장면을 보면서 첫째로 떠오른 것이 여당이 수해 지원을 나갔다가 '비가 더 오면 사진이 잘 나올텐데'하면서 웃던 장면이 떠오른다"고 꼬집었습니다. 앞서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8월 수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사당동 수해현장을 찾아 봉사활동 중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말해 논란이 인 바 있습니다.
이 대표는 "정말 온갖 문제들이 녹아있다. 대통령의 전례없는 당무개입, 고위공무원들의 국가공무원법에 위배되는 정치개입, 정치중립 의무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 등 모든 것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는 "과연 국민을 이 나라의 주인으로 생각하는 것인지, 본인 지위를 지배자로 생각하는 것인지, 대리인으로 생각하는 것인지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자신들의 권력 다툼에 대한 화해 현장을, 재난의 현장을 그로 인한 장식품으로 사용한 게 아닌지 매우 유감스럽다"고 지적했고, 정청래 최고위원은 "화재 현장 상인들은 전 재산을 잃고 울부짖는데 꼭 그 처참한 무대에서 '봉합쇼' 한 컷을 찍어야 했나"라고 비꼬아 강조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새 PI 선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을 만나 '윤석열정권 관권선거 저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대책위 위원장엔 서영교 최고위원이 임명됐습니다. 부위원장은 소병철 의원이, 간사는 강병원 의원이 맡습니다. 위원으로는 김승원·임호선 의원, 총선 7호 영입인재 전은수 변호사, 8호 영입인재 김용만 역사정의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이 함께합니다.
박 대변인은 "서천시장 화재 현장에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만남이라는 것이 정치 쇼였다는 내용을 가지고 비공개 최고위에서도 많은 최고위원들이 말씀하셨다"며 "며칠 있으면 한 위원장의 취임 한달이 되는데, 이번에 화재 현장에 달려가 90도 고개를 숙인 모습이 한 위원장의 한계가 그대로 드러나는 한 장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역시 김건희 여사 방탄, 윤 대통령과 일심동체 되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는 말씀들도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