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출범 후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카카오페이증권이 대표마저 사임하며 방향을 잃는 모습입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해 해외주식 서비스를 성장의 돌파구로 앞세웠지만 그룹사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에 인수합병(M&A) 계획도 실패해 성장 정체 우려가 커졌습니다.
26일 카카오페이증권에 따르면 이승효 대표는 최근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습니다. 차기 대표는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예정으로 일단 그때까진 이주랑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직무대행을 맡을 예정입니다. 2개월 임기의 대표직이지만 카카오페이증권은 다음달 7일 이 직무대행을 선임하는 임시주주총회를 열 예정입니다.
이 직무대행은 지난 2002년 NH투자증권에 입사해 2013년부터 한국포스증권에서 근무했습니다. 이후 2018년 카카오페이 증권 태스크포스(TF)에 합류, 2020년부터 CFO를 맡았습니다.
현재 카카오페이증권은 수년째 지속된 적자와 지난해 미국 증권사 '시버트 파이낸셜' 인수 무산까지 겹쳐 돌파구 찾기가 시급한 상황인데요. 갑작스런 이 대표의 사임으로 이주랑 직무대행의 어깨가 무거워졌습니다.
이승효 카카오페이증권 대표. (사진=카카오페이증권)
2020년 2월 국내 1호 핀테크 증권사로 등장한 카카오페이증권은 증권가의 지각변동을 예고했지만 성적표는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톡과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리테일 강점을 살릴 수 있었지만 이 마저도 후발주자인 토스증권에 밀렸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작년 3분기 카카오페이증권은 영업손실 116억원, 순손실 12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손실은 37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손실 규모가 4.8% 커졌고, 순손실도 373억원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토스증권이 영업손실 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적자폭을 143억원 줄이고, 순손실 규모도 5억원에 그친 것과 대조적입니다. 토스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 36억원, 당기순이익 35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연간 기준으로도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토스증권은 카카오페이증권보다 1년 늦은 2021년 3월 출범했지만 해외주식 중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존재감을 키웠습니다. 지난 2022년 4월에는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개시해 해외주식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는데요. 지난해에도 이를 기반으로 높은 성과를 냈습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카카오페이증권의 누적 수수료수익은 2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감소한 반면 토스증권은 793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84.6% 증가했습니다. 토스증권은 해외주식 시장 점유율을 20%대로 끌어올리며 카카오페이증권과 격차를 벌렸습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2022년 출범 2주년 간담회 당시 리테일과 홀세일 부문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성과는 부진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당분간 수익 개선도 요원해 보입니다. 모회사 카카오페이의 4분기 금융사업 실적은 대출거래액 확대에도 카카오페이증권의 실적 부진으로 영업적자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지난 2022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출시 이후 사용자 친화적인 서비스와 이벤트로 리테일 사업을 고도화하고 있다"라며 "계속해서 MTS 중심으로 리테일 서비스를 확대하는 동시에 홀세일 신규 사업을 발굴해 리테일과 홀세일 부문의 시너지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