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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이촌동 겹호재에 들썩…한달새 호가 3억 '껑충'
이틀 사이에 5억원 올린 매물도 나와…동부이촌동은 '잠잠'
입력 : 2024-02-06 오후 4:25:54
 
[뉴스토마토 홍연·송정은 기자]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 본격화와 지구단위계획 전환이라는 '겹호재'로 들썩이고 있습니다. 동부이촌동과 달리 그간 대단지 지역개발의 대상이 되지 못하면서 침체기를 겪다가 최근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지난 5일 옛 용산 정비창 부지 약 50만㎡를 세계 최대 규모의 수직 도시로 만든다는 내용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용산 정비창 부지와 맞닿아 있어 주거 선호도가 떨어졌던 서부이촌동이 이제 최대 수혜지로 거듭난 것이지요. 
 
서부이촌동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어제 동아그린아파트 전용84㎡가 거래됐다"면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발표 이후 매수 문의가 크게 늘고 가격 상승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인 집주인들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현대한강아파트 전용 84㎡의 호가는 20억원대까지 올랐습니다. 지난해 12월 17억8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한 달 새 3억2000만원 오른 셈인데요. 최초 등록가가 25억원이었는데 최근 이틀 사이에 5억원을 올려 30억원에 내놓은 매물도 있습니다. 
 
주민들의 기대감도 큽니다. 서부이촌동 거주자 A씨는 "개발 추진·무산이 반복되던 곳이라 회의적인 사람도 많지만 국제 업무지구 입주가 2030년에 이뤄진다고 하니 이번엔 다르지 않겠냐"면서 "되기만 한다면야 미래에 강남에 비견될 만한 잠재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부이촌동 현대한강아파트와 동아그린 아파트 전경. (사진=홍연 기자)
 
서부이촌동 주민들 "이번엔 다르다…강남에 비견될 만한 잠재성" 
 
서울시의 용산정비창 부지 개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07년 재임 당시에도 이 자리에 서부이촌동을 함께 묶어 31조원 규모의 국제업무단지를 조성한다고 공언했지만, 2013년 금융위기 여파와 자금 부족 문제 등으로 사업이 취소됐습니다. 이후 코레일은 용산정비창 부지 소유권을 놓고 소송전을 벌이다가 2018년 최종 승소해 용산 개발을 둘러싼 법적 분쟁을 마무리지었습니다. 
 
서부이촌동은 2010년 계획에서는 개발 대상으로 포함됐지만 아파트 보상 문제로 이후부터는 제외됐죠. 서부이촌동 주민들은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지로 편입된 이후 7년간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했고, 이후에는 개발사업 발표 이준 수준으로 집값이 폭락하는 등 큰 부침을 겪었는데요. 서부이촌동 내부에서도 사업 찬성파와 반대파로 나뉘며 갈등이 극심했습니다. 
 
이 때문에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과 함께 지구단위계획 전환도 서부이촌동 주민들에겐 간만에 찾아온 낭보입니다. 서울시가 지난달 24일 제1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개최해 기존의 이촌아파트지구를 지구단위계획으로 전환하는 안을 수정가결하면서 정비창 부지 남측에 위치한 아파트들이 최고 500% 용적률을 적용받아 재건축이 가능해졌기 때문이죠. 현대한강아파트와 동아그린아파트, 강변·강서아파트가 그 대상입니다. 
 
현대한강과 동아그린은 그간 용적률 문제로 용도지역 상향 조정 없이는 재건축이 불가능했었는데요. 부동산 시장 침체와 사업성이 낮은 이유 등이 겹쳐 실제 이 지역의 거래는 활발하지 않았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한강 84㎡는 지난해 3건, 동아그린은 같은 평형대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사업 수혜와 지구단위계획 전환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썩이는 서부이촌동 부동산 시장과는 달리 동부이촌동은 상대적으로 잠잠한 모양새입니다. 
 
동부이촌동 공인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발표 이후 분위기가 어떤지 물어오는 집주인들이 더러 있었지만 매물을 거둬들인다거나 호가에 큰 변화는 없는 상황"이라면서 "예전부터 경기나 개발 호재를 크게 타지 않고, 꾸준한 대기 수요가 있는 곳"이라고 말했습니다. 
 
용산역과 신용산역 인근 초고층 아파트 단지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신용산역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근방의 여러 호재에도 최근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고 금리도 높은 상황이라 실질적으로 움직이 사람은 많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용산국제업무지구가 들어서는 엣 용산 정비창 부지. (사진=홍연 기자)
 
홍연·송정은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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