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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넘어지고 제대로 일어나야
입력 : 2024-02-06 오후 5:03:00
지난 주말 막바지 스키장에 다녀왔습니다. 처음으로 스노우보드에 도전했습니다. 두시간 동안 일대일 강습을 받았는데, 가장 먼저 배운 것은 넘어지는 법입니다. 강사선생님은 ①손목이 부러질 수 있으니 절대 손으로 땅을 짚지 말고 ②뒤로 넘어질 땐 가슴에 손을 얹고 등으로 넘어지기 ③앞으로 넘어질 때도 팔로 삼각형을 만들어 몸을 지지하기를 가장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보드 타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넘어지는 것의 연속이었죠. 앞으로 가는 법도, 멈추는 법도 전혀 모르겠어서 첫 30분동안 엄청나게 후회했습니다. 타지말걸. 오지말걸. 강사님이 혼자 타보라고 제 손을 놓기라도 하면 금세 넘어졌습니다. 손을 놓고 갈세라 절대 놓지 말라고 울부짖었습니다.
 
처음에는 제대로 넘어질 수 있을지 두려웠습니다. 혹여나 골절이 되거나 제대로 못넘어져서 그물밖으로 튀어나갈까봐요. 다른사람이랑 부딪히기라도 하면 큰일이니 넘어지는 게 낫죠. 진부한 말이지만 스키는 물론 보드탈 땐 잘 넘어지는 것이 미덕입니다.
 
몇 번 넘어지고 나니 넘어지는 일은 두렵지 않았는데요, 이번에는 일어나는 게 힘들었습니다. 스노우보드는 양발 모두 보드에 묶여있어 앞으로 넘어지듯이 일어나야 합니다. 이게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보드를 정면으로 똑바로 맞추지 않고 일어나면 가속이 붙어 앞으로 쌩 가버리게 되고 맙니다. 그럼 다시 넘어져야하고, 다시 일어나야 합니다.
 
넘어지고 일어나기를 반복하며 보드 타는 법도 금세 익히게 됐어요. 흔히 정신 건강 관리에 있어서는 타격받지 않는 것보다 '회복탄력성'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몸은 물론이고 마음도 넘어질 때 다치지 않게 넘어지고, 앞으로의 방향을 제대로 마주보고 똑바로 일어나는 일이 중요하겠습니다.
 
지난 주말 보드를 타며 넘어지는 모습.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신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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