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펀드매니저가 펀드를 설정해 본인이 투자한 건물을 비싼 값에 인수, 큰 차익을 남긴 사례가 적발됐습니다.
25일 금융감독원은 금융투자회사 운용역, 임원 등 임직원이 다양한 방법으로 사익을 추구한 행위를 추가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금융투자회사 대주주 및 임직원의 부당한 사익추구 행위를 중점 검사 항목으로 선정해 집중 점검하고 있습니다. 최근 검사에서도 금투사 직원의 사익추구 행위가 드러났습니다.
A 금융투자회사 운용역은 한 부동산에 투자한 타 운용사의 펀드에 약 3억원을 투자한 후 수년 뒤에 본인이 자사 펀드를 설정, 투자한 펀드로부터 해당 부동산을 직접 매수했습니다.
(자료=금융감독원)
A사는 자사 펀드 투자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아 이해상충 관리의무를 위반했습니다. 해당 운용역은 이 거래로 먼저 투자했던 펀드가 청산돼 투자금의 2배를 상환받았습니다.
또 A사 운용역은 자사 펀드의 자산을 타사 리츠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본인과 가족의 거래가 있었던 사실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본인 및 가족·지인들이 리츠의 사모 유상증자에 약 20억원 참여하는 등 거래가 있었는데도 그 사실을 회사와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는 등 이해상충 관리의무를 위반한 것입니다.
아울러 A사 운용역은 본인이 운용하는 자사 펀드의 보유자산을 타 운용사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평소 본인이 알고 지내던 컨설팅회사에 타 운용사의 매입자문 업무를 알선했습니다. 알선 대가로 해당 컨설팅 회사에게 본인의 가족회사 명의로 약 20억원을 받았습니다.
업무상 아는 타 증권사가 주식을 매각할 때 이 증권사에게 주식을 매수할 다른 투자자를 알선한 A사 운용역은 그 대가로 본인의 가족회사가 매수하는 주식을 5% 할인 받아 매입했습니다.
이외에도 부동산 개발사업 등 비공개 정보를 이용해 투자금의 3배 이상 이익을 벌어들인 B사 운용역,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보를 이용해 가족법인을 통해 연 60%의 이자를 받은 C사 임원도 적발됐습니다.
금감원은 검사결과 확인된 위반행위에 대해 관련법에 따라 엄중 조치하고 수사기관에 통보할 계획입니다.
금감원은 "유사한 위반행위가 반복적으로 발견돼 금융투자회사 임직원들의 준법의식 제고와 자본시장 신뢰성 회복을 위해 회사 내부통제를 강화하도록 지도하고, 향후 검사에서도 같은 위반 유형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며 "다양한 자본시장 참여자가 투자 판단 시 제재내역을 충실히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