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무려
670억원 짜리 열애설입니다
. 걸그룹 에스파 멤버 카리나와 배우 이재욱의 열애설이 터진 후 카리나가 소속된
에스엠(041510) 시가총액은
670억원 가량 증발했습니다. 젊은 청춘 남녀의 사랑엔 아무런 죄도 없지만 유독 걸그룹 멤버의 사랑엔 잔인한 경제 논리가 형벌로 작용하는 듯 합니다
. 걸그룹의 숙명일까요
.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라는 절규가 들려오는 듯 합니다
.
지난 27일 에스엠 주가는
8만
700원으로 시작해
8만
1100원까지 오릅니다
. 그러다 상황이 급변합니다
. 디스패치의
‘카리나
-이재욱 열애설
’ 보도가 나오면서 에스엠 주가가 급격한 추락세를 보이며
7만
6700원까지 하락합니다
. 결국 한국거래소 장 마감에서 전일 대비
3.57% 하락한
7만
9700원을 기록합니다
. 열애설 하나로 공중에 날아간 시가총액은
670억원 수준입니다
.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카리나가 소속된 걸그룹 에스파가 에스엠의 주요 매출 동력이기 때문입니다. <뉴스토마토>가 지난달 자체 조사한 4대 엔터사 소속 아티스트 유튜브 영향력 순위에 따르면, 에스파는 에스엠 소속 아티스트 가운데 가장 유튜브 영향력이 큰 아티스트입니다. 에스엠 공식 유튜브 채널 SMTOWN 전체 수익의 70% 이상을 에스파가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에스파는 음원 강자이기도 합니다. 최근 <뉴스토마토>가 자체 조사한 4대 엔터사 소속 아티스트 멜론 차트 TOP100 진입 순위에서 에스파는 에스엠 소속 아티스트 가운데 가장 많은 곡을 가장 오랜 시간 멜론 차트에 진입시켰습니다.
에스파는 세계 시장에서도 맹활약 중입니다. 작년 11월 발표한 신곡 ‘드라마’는 중국 최대 음악 플랫폼 QQ뮤직과 쿠고우뮤직의 디지털 앨범 판매 차트 1위를 차지했고, QQ뮤직이 판매액 2백만 위안을 달성한 앨범에 부여하는 ‘더블 플래티넘 앨범’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는 올해 에스엠 그룹별 공연 매출 기여도 전망에서 에스파가 NCT(45%)에 이어 두 번째인 23%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에스엠에서 에스파는 절반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에스파의 리더 카리나는 ‘에스파’ 그 자체의 존재감입니다.
(좌)카리나 (우)이재욱. 사진=뉴시스
치명적인 열애설
소속된 걸그룹 영향력이 클수록, 아티스트의 팬덤이 두터울수록 열애설은 더 치명적으로 다가옵니다. 그동안 공들여 쌓아 올린 이미지가 깨지는 과정에서 해당 아티스트에 대한 환상도 함께 깨지기 때문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지코-설현 열애설입니다. 2016년 당시 대한민국 연예계와 광고계 최고 IP였던 걸그룹 AOA멤버 설현은 일명 ‘뒷모습 사진’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코와의 열애설 보도 이후 AOA는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다 사실상 해체됐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유독 걸그룹 멤버들 연애 기간이 짧습니다. 아니 정정합니다. 열애설 보도가 터지고 나면 얼마 후 이별을 공식화하곤 합니다. 블랙핑크 멤버 지수는 작년 배우 안보현과의 열애설 이후 두 달 만에 이별 소식을 알렸고, 블랙핑크 또 다른 멤버 제니 역시 엑소 멤버 카이와의 공개 연애를 인정했다가 한 달 만에 이별했습니다. 팬들의 지나친 관심이 독이 된 것입니다. 카리나도 비슷한 흐름이 보입니다. 이 시간에도 에스파 공식 SNS에는 카리나와 이재욱 열애에 아쉬움을 전하며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팬들의 댓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한 매니지먼트 회사 관계자는 “과거 걸그룹 멤버들의 열애설을 보면 상대 남자 연예인이 대부분 톱스타로 분류되는 인지도를 자랑했다”면서 “이재욱도 핫스타로 급부상 중이지만 에스파의 ‘코어 팬심’을 잠재우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