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
K팝의 시작
’으로 불리는
에스엠(041510)이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 주가 하락은 통제 불능 상태에 가깝고
, 소속 아티스트의
‘탈
SM’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 축출에 앞장섰던 현 경영진이
‘SM 3.0’을 주창하며 새로운 변화를 모색했지만 정작 본인들이 검찰 수사와 카카오 감사를 받으며 퇴출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 총괄 프로듀서가 잇따른 투자 성공으로 5700억원이 넘는 현금을 손에 쥘 것으로 알려지면서 막대한 자금의 용처에 관심이 집중됩니다. 업계에선 이 전 총괄이 SM 재매수 카드를 꺼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성수-탁영준 에스엠 전 공동대표. 사진=에스엠엔터테인먼트
악재의 연속
작년 2월 3일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는 ‘SM 3.0’ 계획을 공개하면서 2025년까지 에스엠을 매출액 1조8000억원, 영업이익 5000억원 수준의 회사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목표 성과를 바탕으로 2025년 에스엠 주가를 환산해 보면 주당 36만원에 이릅니다. 하지만 현실은 청사진과 정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에스엠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25% 가까이 밀리고 있습니다. 올해 증발한 시총도 5000억원 이상입니다. 올 1월초 증시 개장 당시 에스엠 시가총액은 2조2200억원 규모였습니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난 현재 시총은 1조7200억원대로 내려왔습니다.
올해 들어 에스엠은 잇따른 악재에 발목이 잡힌 모습인데요. 중국 앨범 공구 물량 감소 우려에 더해 최근에는 에스엠 소속 걸그룹 에스파의 리더 카리나 열애설까지 터지면서 팬덤의 실망감이 주가에 투영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소속 유명 아티스트의 탈 SM 선언이 이어지면서 매니지먼트 시스템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날엔 16년간 자리를 지켜온 그룹 샤이니 멤버 태민과 온유가 ‘탈 에스엠’을 선언했습니다. 그보다 앞서 메인IP였던 소녀시대 멤버 티파니, 수영, 서현과 수퍼주니어의 규현이 에스엠을 떠났고, 수퍼주니어의 은혁과 동해는 개별 레이블 설립으로 독립했습니다. 엑소 멤버 가운데 백현 시우민 첸 그리고 디오도 개인 소속사로 독립해 나갔습니다. 지금의 에스엠을 이끈 흥행IP 상당수가 ‘탈 소속사’를 선택했습니다.
국내 4대 엔터사 중 한 곳에 몸 담았던 한 가요계 관계자는 “에스엠의 내부 시스템이 무너진 느낌이 들 정도다”면서 “열애설로 주가가 흔들릴 수는 있지만 그 정도가 상당했고, 시장 반응이 너무 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소속 아티스트의 연이은 이탈과 열애설 보도 방어 등 에스엠 다운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작동되지 않는 느낌이다”고 전했습니다.
(좌)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 (우)SM엔터 사옥. 사진=뉴시스, SM엔터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
에스엠의 이 같은 분위기, 강력한 리더십 부재로 느껴집니다. 현재 에스엠 경영진은 카카오 경영진과 함께 에스엠 인수 때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에스엠 경영진이 최대 주주인 카카오 동의 없이 이해관계가 얽힌 측근의 회사를 고가에 인수했다는 의혹까지 받는 상황입니다.
카카오의 감사 결과에 따라 이 전 총괄 축출에 앞장섰던 에스엠 경영진 퇴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데요. 카카오의 에스엠 매각설이 불거진 이유도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경영진의 위상이 흔들리니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갈 리 없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적인 측면으로만 엔터 회사를 바라보면 안 된다는 게 현재의 에스엠 추락을 보면 알 수 있다”면서 “에스엠의 중심을 잡아야 할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업계에서 말하는 ‘강력한 리더십’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이 전 프로듀서는 에스엠 지분을 매수할 수도 있는 실탄도 차곡차곡 모으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 전 총괄 프로듀서는 작년 3월 보유했던 에스엠 지분 일부를 하이브에 매각하면서 4508억6800만원을 확보한 데 이어 최근 풋옵션 행사를 통해 남은 지분을 처분하며 1000억원 이상을 추가로 확보했습니다. 총 금액만 총 5500억원 규모입니다. 여기에 최근 이 전 프로듀서가 투자한 회사(파블로 항공)가 대박이 나면서 200억원 이상의 투자 수익을 거둘 것이란 보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복귀를 위해 자신을 축출했던 세력과의 전쟁을 위한 막대한 실탄이 이 전 총괄 손에 있습니다.
연이은 악재로 흔들리는 에스엠 리더십, 막대한 자금력을 손에 쥔 채 생각에 잠긴 이 전 총괄 프로듀서. 흔들리는 에스엠을 구원할 구원투수로 이 전 총괄 프로듀서가 다시 등판할 것인지 아닌지 세간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