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지난해 고금리와 조달비용 상승으로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습니다. 신용카드사의 순이익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비카드 여전사는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연체율은 카드사를 포함해 전체적으로 크게 상승해 리스크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IFRS 기준)은 2조5823억원으로 전년(2조6062억원) 대비 0.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카드사들의 지난해 총수익은 지난해보다 3조3281억원 증가한 26조7889억원으로 집계됐는데요. 할부카드수수료수익(7596억원), 가맹점수수료수익(5968억원), 이자수익(2521억원) 등이 증가한 데 따른 것입니다.
반면 총비용은 전년 대비 3조3520억원 늘어난 24조206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이자비용(1조1231억원) 증가와 연체율 상승에 대비해 대손비용(1조1505억원)이 늘어난 영향입니다.
하지만 비카드 여전사(163개사)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2조7026억원으로 전년(3조4067억원) 대비 7041억원, 20.7% 급감했습니다.
비카드 여전사 역시 총수익은 이자수익(1조3122억원)과 리스수익(8851억원), 렌탈수익(6065억원) 등이 늘면서 4조480억원 증가했지만 비용 증가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이자비용(2조3158억원)과 대손비용(1조9670억원) 등이 크게 늘어나며 총비용이 4조7521억원 증가, 당기순이익이 감소했습니다.
자산건전성 지표인 연체율은 여전업권 모두 악화됐는데요. 카드사의 지난해 말 연체율은 총채권 기준 1.63%로 전년말(1.21%) 대비 0.42%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총채권은 카드채권과 할부채권, 리스채권, 기타 대출채권 등을 모두 더한 수치입니다. 비카드 여전사의 연체율은 1.88%로 전년말(1.25%) 대비 0.63%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카드업계는 올해도 연체율 관리를 주요 과제로 내걸고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고금리로 업계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그나마 순이익은 선방했는데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이 높아졌다"며 "연체율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만큼 올해는 연체율 관리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부실채권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카드사의 경우 1.14%로 전년말(0.85%) 대비 0.29%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여전채 금리가 3%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점차 안정되면서 조달금리가 낮아진다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조달비용이 줄어 (실적이)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금융기관채의 AA+등급 여전채 3년물 금리는 3.838%로 집계됐습니다.
금감원은 "연체율은 카드사와 비카드 여전사 모두 상승했지만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개선되고 조정자기자본비율이 규제비율을 크게 상회하는 등 손실 흡수 능력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다만 금융시장의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대손충당금 적립 등 손실 흡수 능력을 제고할 수 있게 지속적으로 지도할 것"이라며 "여전채 발행시장 동향과 여전사 유동성 상황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유동성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