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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금융 불모지 태국 뒷얘기)한국 공매도 금지에 큰 관심
태국서도 '외국인 놀이터' 비난 여론
입력 : 2024-03-29 오전 6:00:00
 
(방콕=김한결 기자) 태국에서도 공매도를 두고 '외국인의 놀이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SEC에 따르면 태국 증시에서 공매도는 하루 총 거래량의 5~7%에 불과하지만 올해 1, 2월 외국인 투자자의 프로그램 매매는 공매도의 약 80%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월 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태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한국의 한시적 공매도 금지 시행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졌다고 합니다. 김 부위원장은 당시 세타풋 수티왓나르풋 태국 중앙은행(BOT) 총재와 피치 아크라핏 태국 SEC 의장을 만나 면담을 가졌는데요. 우리나라의 한시적 공매도 중단 조치에 대해 설명을 했습니다.
 
금융위는 지난해 11월6일부터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전면 중단시켰는데요. 오는 6월28일까지 국내 증시에선 공매도가 불가능합니다.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IB)이 대규모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한 사실이 적발되자 불법 공매도 척결 및 기울어진 운동장 회복이란 목표를 가지고 공매도를 전면 중단한 것입니다.
 
김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태국 SEC도 자본시장의 불공정거래 행위 제재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한국의 경험이 정책 입안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피치 의장도 "한국이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한 후에 태국의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화답했습니다.
 
금융위 관계자에 따르면 SEC 측에서는 금융위에게 공매도 금지와 관련한 질문을 구체적으로 물어봤다고 합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 조치를  배경은 무엇이었고 그에 따른 영향과 앞으로의 계획 등 상세하게 물어봤다"며 "한국이 공매도를 금지한 이후 태국 내에서도 한국처럼 공매도를 금지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어서 고민하던 찰나에 금융위가 방문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태국 SEC는 다음 달 공매도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시행할 계획입니다. 태국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외국인 투자자가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거래에 대해 법 집행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포르나농 부드사라트라군 태국 SEC 위원장은 지난 11일 대부분 증권사들이 새로운 공매도 규정에 대해 동의했고 공매도 대상이 되는 종목들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공매도가 가능한 상장사의 시가총액 기준은 50억바트(약 1850억원)인데요. 75억바트(약 2770억원)까지 상향합니다. 포르나농 위원장은 "공매도가 줄지 안흐면 시총 기준을 100억바트(약 3700억원)까지 추가 상향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도 우리나라와 비슷합니다. 무차입 공매도를 한 투자자에게는 최소 100만바트(약 3700만원)에서 벌어들인 이익의 3배까지 벌금이 책정됩니다. 공매도와의 전쟁을 선포한 두 나라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태국 증권거래위원회는 금융위원회가 내린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사진은 태국 방콕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방콕=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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