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제4인터넷전문은행 자리를 두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소소뱅크, KCD뱅크, U-뱅크 등 기존 3곳의 후보군 외에 최근 더존비즈온이 출사표를 던진 상황인데요. 신한은행이 더존비즈온이 발표한 중소기업·소상공인 특화은행 '더존뱅크' 설립에 합류를 검토하면서 판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새 인터넷은행 인가 4파전
5일 더존비즈온과 신한은행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더존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더존뱅크 컨소시엄 구성과 관련해 "시중은행 참여는 거의 확정적인 상황"이라며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기관들과 기업들도 협의 막바지 단계"라고 밝혔습니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더존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제4인터넷은행을 향한 경쟁이 3파전에서 4파전 구도로 확대됐습니다. 이들 대부분 중소기업·소상공인 특화은행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소상공인단체와 소기업단체 등이 참여하는 소소뱅크,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준비하는 KCD뱅크, 온라인투자 연계금융업체 렌딧과 무 핀테크 플랫폼 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 그리고 현대해상이 추진하는 U-뱅크 경쟁 구도에 더존뱅크가 참전한 구도입니다. 업계에서는 막판에 강자가 뛰어들었다고 긴장하는 분위기입니다.
앞서 더존은 지난 4일 '더존뱅크'를 설립하겠다며 제4인뱅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ICT 기술력과 매출채권팩토링 등 혁신금융서비스 역량까지 더해진 중소기업·소상공인 특화 은행을 선보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정확한 신용평가등급 자료가 없어 담보·보증에 의존하는 중소기업·소상공인들에게 원활한 자금공급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신한은행의 더존뱅크 컨소시엄 참여가 확실시되면서 이 같은 분위기는 확산되고 있습니다. 충분한 자본금이 뒷받침되지 않을 시 건전성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는데요. 안정적인 자금유치능력과 은행업 경험을 갖춘 시중은행이 주주로 참여하는 것이 성공 관건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도 제4인터넷은행 선정에서 자본금이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라며 충분한 자본금이 전제돼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인터넷은행특례법에 따라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해서는 최소 250억원의 자본금을 필요로하는데요. 업계에서는 최소 5000억~1조원 정도의 자본금 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21년 6월 진옥동(왼쪽) 당시 신한은행장과 김용우 더존비즈온 대표가 '기업 디지털 금융 플랫폼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제휴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신한은행)
5대 대형은행 중에서 농협은행을 제외하고 모든 시중은행이 인터넷은행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참여에 관련해 "전혀 검토하고 있는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신한은행과 더존비즈온은 지난해 중소기업(SME) 특화 금융플랫폼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JV)을 설립하는 등 중소기업금융 분야에서 손발을 맞춰왔습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더존은 은행에서 가지고 있지 않은 기업들에 대한 정보들이 많이 있다"며 "기존에 은행들이 할 수 없었던 영역에 대해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위, 오는 6~7월 인가 할 듯
금융당국은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 중 일환으로 제4인터넷은행 인가를 추진 중입니다. 지난 1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시중은행장들과 만나 은행업 경쟁 방안을 논의하고 "신규 진입 촉진을 위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과 인터넷뱅크 신규 인가 등 정책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는데요.
업계는 상반기 내인 6~7월 인가신청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존은 금융당국의 인가 계획에 발맞춰 인가신청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더존 관계자는 "컨소시엄도 그때 맞춰서 확정 지을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더존뱅크에 앞서 인터넷은행 인가 전에 출사표를 던진 다른 기업들도 자본금 조달이 관건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7월 인터넷은행 신규 인가 방식 요건을 변경했습니다. 인터넷은행 컨소시엄들의 최소자본금, 자금조달 방안 등이 주요 요건으로 포함됐습니다.
시중은행은 인터넷은행 투자를 통해 상호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령대가 낮은 1020 고객의 경우 인터넷은행으로 먼저 유입된 후 시중은행으로 정착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경우 제휴마케팅 등으로 시중은행이 노출되면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시중은행과 다르게 모바일 앱 기술을 개발하고, 특화 마케팅을 시도하는 등 인뱅의 혁신성이 시중은행에도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상향평준화가 됐다"며 "의사결정 구조도 상대적으로 가볍기 때문에 시중은행이 섣불리 시도하지 못하는 사업에 대해 인뱅이 성과를 낼 경우 재무적 투자자로서 수익성뿐만 아니라 시중은행이 차후 해당 영역에 뛰어들 수 있는 등의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신한은행 전경(왼쪽)과 더존을지타워. (사진=각 사 제공)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