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현석기자] 국내 주요 정유사들이 실적 반등을 위한 전략 세우기에 고심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업계는 타이트오일(셰일가스 채굴시 나오는 석유)과 셰일가스, 천연가스 등의 생산량이 많아지면서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강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지난해 4분기에 이어 환율로 인한 손실 폭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타이트오일 생산량 증대..국제유가 상승 '제동'
지난해 9월부터 국제유가가 하향세를 보이며 4분기 국제 석유제품 가격은 3분기 대비 5% 이상 떨어진 배럴당 115달러를 기록했다.
천연가스·셰일가스·타이트 오일 등 비전통 석유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전통 석유 가격 상승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중에서도 셰일가스의 부산물 격인 타이트오일 생산량 증대에 주목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매일 233만배럴의 타이트오일을 생산하는 미국이 셰일가스 생산량을 포함하면 오는 2015년 러시아를 제치고 비전통 석유 수출국 1위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도 보고서를 통해 타이트오일 비중이 전체 원유생산량 중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6.8%에서 오는 2015년 15.8%, 2030년에는 20.7%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타이트오일의 최대 장점은 저렴한 생산단가다. 셰일가스 시추 중에 나오는 부산물이기 때문에 생산단가는 배럴당 50~80달러로, 원유 생산단가의 70% 정도다. 하지만 원유의 질은 중동산과 비교해 손색이 없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타이트오일의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기록했던 지난해 2분기 국내 정유업계는 정유 사업부분이 모두 적자전환 하면서 일제히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정유사들에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원화 강세..환율로 인한 손실 폭 증대
환율 리스크도 국내 정유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5월 달러당 1184원하던 환율이 지난달 11일 1056원으로 떨어지면서 대표적 수출 기업인 정유사들의 환율 관련 손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S-Oil과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 4분기 원화강세로 인해 각각 300억~400억원, 700억원의 환율 관련 손실을 입었다.
국제 신용평가 회사인 무디스는 "한국 정유사들은 석유제품의 60% 정도를 수출하고 있어 원화강세가 지속됐던 지난해 4분기에도 환율과 관련해서 5% 영업이익 하락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며 "같은 기간 국제 원유가격(두바이유 기준)은 배럴당 106달러로 전분기 대비 5% 감소, 한국 정유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이어 "석유제품 가격 인하폭은 원화강세로 더욱 커져 같은 양을 팔고도 수익은 원화강세 부분 만큼 줄어 들었다"며 "결국 환율이 정유사들의 영업이익 하락폭을 부채질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유사들의 핵심 사업인 정유 사업 실적이 호전되지 않으면 실적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해 4분기 국제유가가 100달러 이하로 떨어지지 않아 4분기 실적이 지난해 2분기와 같은 적자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강 무디스 연구원도 "한국 정유사업은 최근 수출 의존도가 증가하면서 국제유가와 환율에 더욱 민감해졌다"며 "2013년에도 정제마진의 반등이 없을 것으로 보여 정유사들의 시장변동성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SK에너지 울산 공장 전경.(사진제공 = SK에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