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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현 NC부사장, "메이저 마켓서 온라인게임 활로 찾아야"
입력 : 2013-04-25 오후 5:49:45
[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레드오션, 양산형, 카피캣, 개발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영진, 개발력 없는 개발자, 전수되지 않는 노하우, 작은 인력풀, 캐주얼 게이머의 모바일 이동, 중국의 외산 게임 규제”
 
이 암울한 단어들은 국내 최고의 온라인게임 개발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는 엔씨소프트(036570)가 진단한 국내 PC 온라인게임 업계의 상황이다.
 
25일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13(NDC 13)에서 ‘차세대 온라인 게임과 한국 온라인 게임의 미래’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한 배재현 엔씨소프트 부사장은 국내 온라인게임 업계가 개발자들의 역량을 키워 글로벌 시장에서 활로를 찾을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배 부사장이 50분의 발표시간 중 40분 가량을 어려운 시장상황 설명에 할애할 만큼 현재의 분위기는 어둡다.
 
그는 “지난 2009년 기대작으로 꼽히면서 서비스를 시작한 7개 작품 중 4개는 게임트릭스 기준으로 통계가 잡히지도 않고, 나머지 3개 게임의 평균 순위는 106위에 불과하다”며 “지난 2011년에 론칭한 10개 기대작들도 상황은 비슷해 국내 온라인PC 시장에서 성공하기는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가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는 중국 온라인PC 시장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배 부사장은 “중국시장에서 한국게임인 크로스파이어와 던전앤파이터가 아직 1,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 두 게임을 제외하면 크게 두각을 나타내는 국산 게임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아직까지는 국내 개발사들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개발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 기술적 우위가 지속될지도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에서 개발하는 대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개발 인력은 150명 수준인데, 중국 게임사들은 400명이 넘는 개발 인력이 투입된 프로젝트도 다수 진행하고 있다”며 “한국의 기획력과 기술력은 아직 앞서 있지만, 콘텐츠의 풍부함은 이미 중국게임들이 우위에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정부의 통제에 따라 1년에 유통되는 해외 게임수가 제한되는 만큼 국내 개발사들의 진출자체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배 부사장이 제시한 해법은 역시 ‘글로벌’ 마켓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게임 메이저 시장에서 승부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배 부사장은 “이제 게임의 기획단계에서부터 국내보다는 글로벌 시장을 생각해야 할 때가 됐다”며 “미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디즈니, 픽사 등의 비쥬얼 풍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이 부분유료화 모델의 종주국이지만 이미 해외 게임들이 한국 게임들보다 훨씬 부분무료화 모델을 잘 활용하고 있는 만큼 해외 개발사들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 부사장이 마지막으로 강조한 부분은 ‘인재’다. 메이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결국 국내 개발자들이 경쟁력을 가져야 하는데, 현실은 인재를 키우기 보다는 소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국내에서는 개발자들이 작품을 만들자 마자 바로 운영 등 서비스에 투입돼 휴식이 없다”며 “미국의 경우는 작품 개발이 끝나면 개발자들에게 다음 게임을 생각하고 ‘재충전’할 기회를 주는 게 일반화돼 있다”고 말했다.
 
 
◇ 배재현 NC소프트 부사장이 25일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13에서 강연하고 있다.(사진제공=넥슨)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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