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현대기아차가 중국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해 소형차 라인업 강화 카드를 빼들었다. 중국 정부의 소형차 구매 지원 정책에 맞춰 기민하게 대응해 3분기 하락했던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현대기아차는 최근들어 중국 수요 증가와 우호적 정책에 발맞춰 1600cc이하 엔진 탑재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라인업은 물론 생산량도 함께 조절, 수요에 준하는 공급 역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내수시장 침체를 해소하기 위해 이달부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1600cc 이하 소형차의 취득세를 10%에서 5%까지 낮추기로 했다. 소형차 위주의 판매 전략을 펼치고 있는 현대기아차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중국에서 판매 중인 현대기아차 라인업 중 1600cc 이하 차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에 달한다.
현대차(005380) 신형 쏘나타와 투싼을 비롯해
기아차(000270)의 현지 전략 모델인 K2, K4, KX3 등도 모두 1.6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지난 14일 출시된 기아차 중형 세단 중국형 신형 K5와 다음 달 현대차 전략 차종인 ix25는 물론, 내년 초 출격하는 신형 스포티지에도 1.6 터보 엔진 탑재 모델을 추가한다. 현지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소형차 라인업을 한층 강화, 판매량은 물론 시장 지배력까지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지난 14일 1.6 터보 트림을 포함해 현지 시장에 출시된 중국형 K5(왼쪽)와 다음달 1.6 터보 모델을 선보일 현대차 ix25(오른쪽). 사진/현대기아차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지난 22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중국 판매가 이달부터 소형차 구매세 인하와 맞물려 눈에 띄는 판매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1.6 터보 신규사양과 기존 장착 차량의 생산을 늘려 시장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시장은 하반기 현대기아차 실적 반등의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올 상반기 6년 만에 최저 경제 성장율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지역별 소비 양극화 등이 겹치며 수요가 대폭 줄었던 지난 2분기 현대차 3인방의 영업 이익이 10% 가량 감소한 점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 3월 10.1%까지 올랐던 점유율은 상반기 마지막 달인 6월 7.3%까지 떨어지며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반기 시작과 동시에 7월 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반등해 성공했지만 이후 8월 7.9%, 지난달 7.7%까지 떨어진 상태다. 때문에 이 같은 '소형차 힘 실어주기 전략'은 최근 주춤한 점유율을 끌어올리기에 적절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주력 차종의 현지 시장 출시와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해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제품 외적으로도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TF팀 구성 및 현지 수장 교체 등을 단행하며 고삐를 움켜쥐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소형차 수요증가에 따른 적극 대응은 물론 최근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SUV 부문도 주시할 계획"이라며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며 한 분야에만 바라보고 있을 수 없는 만큼 다각도로 시장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