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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인터넷전문은행과 김영삼 전 대통령
입력 : 2015-12-03 오후 2:55:53
역사적으로 정부가 주요 정책으로 적극 지원하는 산업은 대부분 성장해왔다.
정보통신(IT) 산업이 대표적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인정하는 인터넷과 모바일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이는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주요 업적이라고 볼 수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지난 1994년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돌아온 후 세계화 선언과 함께 체신부를 정보통신부로 확대 개편했다. 이후 초고속인터넷과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에 정책과 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당시 통신산업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국가기간산업이었지만 김 전 대통령은 이를 개방하고 세계화를 주창하며 과감히 울타리를 걷어냈다.
우리나라가 인터넷과 모바일 선진국의 시금석이 되는 정부 정책이었다.
 
현 정부는 금융개혁을 통한 세계화로 금융선진국 도약을 꿈꾸고 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이번에는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이 융합했다.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김 전 대통령과 같은 강력한 ‘추진력’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ICT-금융 부문 간 융합을 통한 금융서비스 혁신과 은행산업의 경쟁력 제고 차원으로 카카오뱅크와 K뱅크에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내줬다.
 
이들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낮은 대출금리와 소비자 편의성을 강점으로 두고 금융시장에서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금융권은 "인터넷전문은행이 되겠냐", "이미 금융권에서 인터넷으로 하고 있던 일이다", "금융권에서 구색 맞춤으로 형식만 취하는 것이다" 등의 반응을 보여왔다.
 
막상 예비인가와 세부적인 사업계획이 나오자 시장은 동요하는 듯 한 모습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 선정은 황금 알을 낳는 통신사업자 선정처럼 뜨겁지는 않았지만 시장은 꿈틀대고 있다.
 
더욱이 ‘은행업’이라는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방어벽을 낮췄다는 점에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비록 인터넷전문은행이지만 과감히 24년 만에 은행업 인가를 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만 봤을 때 아직 미흡하다. 전면적인 개방이 아닌 마치 맛보기식 개방에 가깝다.
 
금융시장의 거대 플레이어인 은행권을 경쟁시켜 소비자 혜택 증가와 금융시장 발전에 기여한다는 목표에는 한 참 부족해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인가 기준도 중금리 대출 등 서민금융에 맞춰져 있어 은행이 아닌 제2금융권이 경쟁 상대로 떠오르고 있다. 은행인 듯 하면서도 은행이 아닌 애매한 모양새다.
 
강력한 추진력과 함께 더욱더 과감하고 전면적인 정부정책이 필요한 시기다. 인터넷전문은행을 시작으로 이제 IT강국 코리아에서 금융IT강국 코리아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고재인 금융부장
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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