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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통)토요타 '프리우스V'…효율성에 실용성을 더하다
입력 : 2015-12-28 오전 10:58:14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프리우스는 토요타가 '하이브리드 강자' 타이틀을 따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효자모델이다. 지난 1997년 세계 최초 양산형 하이브리드 모델로 첫 선을 보인 프리우스는 토요타가 올 여름 하이브리드 누적판매 800만대를 돌파하는 데 최선봉에 섰다. 세월을 더해가며 수차례 크고작은 변경 속에서도 프리우스 특유의 효율성은 오랜시간 '연비왕'의 자리를 지키기 충분했다. 그리고 현재, 총 30종에 달하는 토요타 하이브리드 모델 중에서도 여전히 상징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프리우스의 최고 무기는 역시나 '효율성'이다. 리터당 21km라는 연비는 최근 어떤 차량과 비교해도 여전히 혁신적이다. 폭발적인 주행성능은 아니지만 압도적 연비와 일본차 특유의 정갈함,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은 프리우스만의 매력 요소다.
 
하지만 효율성에 무게 중심이 쏠리다보니 다소 떨어지는 실용성은 언제나 프리우스의 아쉬움이었다. 준중형급 세단 특성상 4인 가족이 이용하기에는 실내공간이 애매하고, 그렇다고 역동적인 아웃도어 활동을 펼치기에도 각종 용품 적재 공간이 부족하다.
 
이런 프리우스에 토요타는 과감한 실험을 단행했다. 기존 프리우스의 전장과 전고, 전폭을 늘려 보다 가족을 위한 실용적인 공간을 갖춘 차량을 출시한 것. 이름하여 '프리우스V'다. 과연 이름 그대로 '다재다능한(Versatility)' 차량으로 탈바꿈 했을지 효율성에 실용성을 더한 토요타의 프리우스V를 체험해 봤다.
 
토요타 '프리우스V'. 사진/토요타

실용성: ★★★★☆
 
프리우스의 이름을 계승한 만큼 외관은 프리우스와 흡사하다. 기존 세단 모델이 왜건 또는 SUV로 바뀐 인상이다. 실제로 전장과 전고, 전폭이 각각 165mm, 95mm, 25mm 늘어났다. 한 눈에 봐도 세단형 모델보다는 쓰임새가 다양할 것 같다는 첫 인상이다.
 
이같은 생각이 들어서일까, 운전석보다는 뒷좌석에 먼저 올라봤다. 외관상 왜건인지 SUV인지 헷갈렸던 것이 괜한 느낌이 아니었다. 소형 SUV에서 매번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던 협소한 뒷좌석 보다는 훨씬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넓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15mm씩 총 12단계로 조절되는 시트 슬라이드와 리클라이닝 기능이 채택됐다. 180cm 이상의 성인 남성도 무리없이 오갈 수 있는 공간이다. 신장 180cm이 넘지 않는 기자조차 뒷좌석에 앉았을 때 닿을듯 했던 소형 SUV의 낮은 루프가 주는 불안감은 없는 편이다.
 
프리우스 V는 일반 소형 SUV와 비교 우위를 점할수 있는 뒷좌석 공간을 확보했다. 사진/정기종 기자
 
트렁크 공간 역시 밖에서 바라봤을 땐 뒷좌석 공간에 밀려 다소 협소해 보였지만 생각만큼은 아니었다. 커다란 유모차까지는 무리겠지만 가족단위 나들이에 필요한 짐들은 충분히 적재가 가능한 수준이다. 968리터의 기본 적재 공간을 갖춘 프리우스V의 트렁크는 2열 시트를 접으면 1905리터로 두 배 이상 확장이 가능하다.
 
자칫 잘 나가는 차량에 괜한 짓을 해서 괴기스러운 파생 모델을 내놓는게 아닌가 싶었던 걱정은 기우였다. 프리우스V에는 '프리우스의 우수한 연비와 친환경성을 가족 전체가 탑승할 수 있는 차량에 적용하겠다'다는 토요타의 의자가 잘 배어있었다.
 
트렁크 공간도 가족 나들이에 필요한 짐을 충분히 적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사진/정기종 기자
 
시인성: ★★★★☆
 
운전석에 올라 시동을 걸었는데 뭔가 허전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일반적으로 스티어링휠 앞에 위치한 계기판이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해 있다. 익숙함이란게 무서운지라 다소 어색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주행을 시작해보니 오히려 핸들에 계기판 시야가 가려지지 않아 시인성이 더 좋았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한결 깔끔한 인상을 준다.
 
특히나 습관적으로 계기판을 자주 바라보는 기자 입장에서는 보다 안전성이 높아진 배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기판에는 일반적으로 표시되는 연료 소비량, 속도, 주행 거리 등 뿐 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차량의 특성을 잘 나타내줄 수 있도록 현재 어떤 모드로 주행하고 있는지를 표시해준다.
 
계기판이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프리우스V 내부. 사진/정기종 기자
 
이밖에 공조장치 옆에 앙증맞게 붙어있는 작은 기어봉 역시 신선한 내부 구성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였다. 차량에 시동을 걸고 지하 주차장을 전기모터로 소리없이 빠져나와 도로로 나선 이후에도 저속 구간에서 한참을 EV모드로 주행했다. 다소 한적한 구간에 들어서 속도를 높이자 EV모드가 자동으로 해제되고 엔진음이 들려왔다.
 
프리우스V에는 EV모드 외에도 에코모드와 파워모드가 존재한다. 에코모드는 최근 일반 디젤 차량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기능인만큼 잠시 체험하고 곧바로 파워모드 버튼을 눌렀다. 차량에서 느껴지는 이미지와는 상반된 인공 배기음과 함께 가속에 힘이 붙는다. 즉각적인 가속력을 체험할 수 있는 모드라는 토요타의 설명이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다.
 
EV, 에코, 파워 모드 등 3가지 주행 모드 선택이 가능하다. 사진/정기종 기자
 
물론 가족을 위한 차라고 공언하고 나선만큼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기대하긴 힘들다. 하지만 다소 심심할 수 있는 주행 성능에 잔재미를 주기에 충분한 요소로 보인다.
 
연비: ★★★★☆
 
복합 연비는 리터당 17.9km(도심: 18.6km/l, 고속도로: 17.1km/l). 프리우스 보다는 리터당 3km 가량 낮은 연비지만 공차 중량이 120kg 가량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납득 가능한 수준이다. 게다가 여전히 여타 왜건형 또는 소형 SUV와 비교했을 때 우수한 수준이다.
 
올 가을 수입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주도하던 디젤 차량이 폭스바겐 게이트에 휘말린 일은 토요타에게 기회로 작용했다. 디젤을 대체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가 하이브리드로 꼽히면서 오랜시간 하이브리드 분야 투자를 아끼지 않던 토요타는 가장 큰 수혜를 받은 업체로 주목받았다.
 
비좁은 소형 SUV의 뒷 좌석도 꺼림칙한 디젤도 싫은데 효율적인 연비와 실용성을 동시에 원하는 욕심많은 소비자라면 가족을 위한 차로 프리우스V를 고려해 봄 직하다.
 
자료/토요타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정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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