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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국제유가 숏포지션 베팅 증가…매도세 속도 붙나
WTI 숏포지션,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증가폭
입력 : 2016-04-05 오후 2:35:21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지난 3월 40달러선을 상회하며 반등하나 싶던 국제유가가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투자자들 역시 국제유가의 단기 랠리가 끝났다며 하락에 점치는 베팅을 늘리고 있다. 
 
오는 17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생산량이 동결될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가 국제유가 향방에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 급증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머니매니저 등 투자자들 사이에서 3월의 반짝 유가 반등세가 모두 끝났고 지속될 수 없다는 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매도포지션(숏포지션)은  7만5598계약을 기록했다. 이는 한 주 전보다 1만1167계약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이렇게 숏포지션이 증가하는 것은 그만큼 국제유가 하락을 점치는 투자자들이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매수포지션(롱포지션)은 3547계약 늘어난 29만6614계약에 그쳤다.
 
이 뿐 아니라 저유황 경유(ULSD : Ultra Low Sulfur Diesel)에 대한 숏포지션 역시 4073계약 늘어난 1만6708계약을 기록했고 가솔린에 대한 숏포지션도 2547계약 급증했다.
 
이렇게 국제유가 하락세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실제 국제유가는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기준 WTI 가격은 35.70달러까지 떨어지며 지난 3월22일 최고가인 41.90달러에서 15% 떨어졌다. 브렌트유 역시 37.69달러까지 추락하며 올해 최고가인 42.54달러에서 11% 급락했다.
OPEC 산유량 동결 기대감 낮아졌기 때문
 
투자자들의 비관론이 짙어지는 이유는 17일 열릴 OPEC 회의에서 감산은커녕 동결 결정도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특히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산유국 중 가장 중요한 나라는 바로 이란이다. 최근 서방의 경제제재에서 풀려난 이란은 지난 2008년 이후 최대 원유 생산량인 하루 400만배럴 생산으로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비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3월 이란의 산유량이 하루 320만배럴로 전달 대비 10만배럴 증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란이 오히려 원유 생산량을 증산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 측에 원유 증산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지만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이를 거절했다. 생산량이 하루 400만배럴을 기록하기 전까지는 증산을 멈추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는 "산유국 중 한 나라라도 동결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사우디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사실상 이란이 동결에 나서지 않으면 사우디 역시 동결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이미 사이가 좋지 않은 두 나라의 갈등이 불거지며 생산량 동결은 물 건너간 일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마이크 위트너 소시에테제네랄 원유사업부 대표는 "만약 이란 없이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동결한다 해도 실질적으로 원유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팀 에반스 시티선물 전략가 역시 “이란은 이미 협상할 마음이 없고, 사우디 역시 이란이 협상하지 않는다면 협상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라며 “따라서 이 국가들이 모여서 무슨 얘기를 할지도 알 수 없고 만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어 보인다”라고 전했다.
 
OPEC 회의가 분수령
 
따라서 전문가들은 OPEC 회의가 국제유가 향방의 가장 큰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가운데, 현재 예상대로 산유국들이 동결에 실패하면 국제유가의 추가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스 반 클리프 ABN암로 수석 에너지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몇 주간 국제유가는 36~37달러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라이언 라로즈 유나이티드ICAP 기술 전략가도 “만약 OPEC 회의 후 실망감으로 국제유가가 36.5달러 밑으로 떨어진다면 하락폭이 거세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OPEC 회의에서 깜짝 결정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산유국들이 4월에 긴급회의를 개최하기로 한 만큼, 예상외 성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RBS캐피탈마켓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마음을 바꾸고 동결 회의에 참석하기로 한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번 회의에서 어떠한 결과가 나오면 충분히 올해 말까지 국제유가가 50달러선까지 회복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우성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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