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미국의 중고차 가격이 8년 만에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것이 경기 회복의 신호라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25일(현지시간) CNBC는 NADA 중고차가이드를 인용해 올해 미국의 중고차 가격이 5~6%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중고차 가격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은 2008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수요가 줄어들며 가격이 함께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현실은 오히려 정 반대라고 CNBC는 지적한다.
수요 감소로 인한 가격 하락이 아닌, 공급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나단 뱅크스 NADA 전략가는 “올해는 중고차 공급이 증가세를 나타낸 첫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신차 판매 감소로 인해 전반적인 자동차 시장이 침체됐고 이로 인해 중고차 공급도 함께 줄어들었다. 그러나 최근 경제 회복과 낮은 휘발유 가격, 낮은 모기지 가격 등 자동차 구매에 우호적인 요소들이 합쳐지며 미국 내 전반적인 자동차 판매가 늘어나고 있고 이에 따른 영향으로 중고차 판매 역시 함께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의 자동차 판매대수는 1750만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도 이러한 우수한 자동차 판매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3월 자동차 판매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하며 올해도 판매 증가 트렌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경제 회복에 힘입어 미국인들은 픽업트럭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같은 대형 차량 구매를 늘리고 있다.
콜로라도와 아리조나, 네바다에 중고차 딜러샵을 가지고 있는 더그 모랜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4월도 훌륭한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면서 “특히 현재 소비자들은 트럭 구매를 크게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중고차 가격 전망과 관련해 뱅크스 전략가는 “이와 같은 중고차 가격 하락세는 앞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신차 구매와 관련한 여러가지 인센티브들은 중고차 판매 시장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뱅크스 전략가는 덧붙였다.
미시건주에 위치한 한 중고차 딜러샵에서 고객이 2012년형 쉐보레 자동차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