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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연준, 하반기 경제 '걱정'…금리 인상 지연에 힘실려
베이지북, 하반기 소비 둔화 우려 내비쳐
입력 : 2016-07-14 오후 4:57:26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최근 미국 경제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의 후폭풍에서 벗어나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여전히 신중모드다.
 
이번 주 내내 연준 위원들의 연설이 쏟아진 가운데, 대다수의 위원은 금리 인상 전망과 관련해 신중한 모습을 나타냈다.
 
이뿐 아니라 연준의 경기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도 신중한 모습이 역력해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연준 위원들, 비둘기파 발언 이어가 
 
연준 빌딩. 사진/뉴시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주 내내 연준 인사들의 비둘기파 발언이 이어졌다. 
 
이날 휴스턴에서 연설을 가진 로버트 카틀랜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미국의 성장을 부양하는 것이 지금으로써는 가장 중요하다”면서 “인내심을 갖고 완화적인 통화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긴축에서 서서히 벗어나야 한다는 뜻으로 금리 인상을 서둘러선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너무 낮은 수준이고 완전 고용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금리 인상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전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같은 입장을 내비쳤다. 클리블랜드 총재는 시드니에서 가진 연설에서 “브렉시트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논의하기엔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브렉시트 투표 결과로 “경제 전망에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같은 날 그동안 연준 내 매파 위원으로 꼽혔던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역시 “올해 금리 인상은 한 번이면 충분하다”라고 밝혔다.
 
물론 일부 위원들은 지난 6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 지표가 눈에 띄는 개선세를 보인 이후, 다소 매파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올해 두 번의 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내년 언젠가 연준의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따라서 올해 두 번 추가로 금리를 올리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의견은 일부에 불과하고 대다수 위원은 브렉시트가 미국 경제에 미칠 여파를 우려하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에단 해리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AML) 이사는 "지금 연준이 가장 하고 싶지 않은 일은 경제의 리스크를 높이는 일일 것"이라면서 "연준은 여전히 위험관리 모드에 있어 경제 하방 리스크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지북, 소비 둔화 우려감 내비쳐
 
이날 발표된 베이지북 역시 이러한 의견에 힘을 보탰다. 이날 베이지북에서 연준은 "미국 경제는 보통 수준의 성장을 하고 있다"면서도 "브렉시트가 연방준비은행이 관할하는 최소 3개 지역에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또한 베이지북은 일부 지역에서 대통령 선거와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카고 지역에서는 금융 시장 참여자들이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이 심각하게 커졌다고 보고했고 보스톤에서도 두 개의 기술 기업이 브렉시트로 인한 충격을 '잠재적인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직 베이지북에 브렉시트에 대한 경제 영향이 완전히 담기지는 않았다고 지적한다. 이번 베이지북에는 지난 1일까지의 자료만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마켓워치는 이번 베이지북에서 연준이 소비가 둔화될 것이라고 지적한 것에 주목했다. 베이지북은 소비는 전반적으로는 양호하지만 일부에서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인플레이션 압력 역시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고용시장과 관련해서는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베이지북은 오는 26~27일 열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금리 인상 올해 한 번에 그칠 듯 
 
따라서 다수의 전문가는 올해 금리 인상이 한 차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에서 43%의 투자자들은 올해 금리가 1번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12월 인상 전망이 더욱 우세한 가운데, 6월 고용지표 호조 이후로 9월 가능성도 소폭 높아졌다. 선물시장은 7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2.4%로 매우 낮게 보고 있고 9월 금리 인상 가능성과 12월 가능성은 각각 11%와 34%로 내다보고 있다. 
 
6월 고용지표 발표 후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소 커지긴 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다만 브렉시트 이후 갑작스레 제기됐던 금리 인하 가능성은 테이블에서 완전히 사라진 상태다.
 
마켓워치는 고용지표가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감을 덜었다면서 더 이상 선물 시장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사라졌다고 전했다. 브렉시트 결과가 발표된 이후 6월24일 투자자들 사이에서 9월에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은 20%까지 치솟았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연준 위원들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에 대해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며 금리 인상의 속도는 매우 느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우성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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