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LG화학이 아크릴산 계열 사업을 고부가 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LG화학은 26일 내년 상반기까지 여수공장에 총 3000억원을 투자해 아크릴산 18만톤과 고흡수성 수지(SAP) 10만톤을 증설한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 설비는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을 갖추도록 설계됐다. 증설이 완료되면 LG화학은 아크릴산 70만톤과 SAP 50만톤의 대규모 일관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아크릴산은 SAP의 주 원료로 쓰이며 아크릴섬유, 도료, 점·접착제, 코팅제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핵심원료다. 세계시장 규모는 올해 약 590만톤에서 오는 2020년 675만톤으로 연평균 약 5%의 견조한 성장이 예상된다.
SAP는 자기 무게의 최대 500배에 달하는 순수한 물을 흡수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흡수력과 보수력(압력을 가해도 흡수된 물이 빠져나가지 않는 특성)을 가진 특수 고분자 소재로 기저귀 및 여성용 위생용품의 핵심 소재로 사용된다.
LG화학 연구원들이 SAP 성능 테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LG화학
LG화학은 이번 증설을 통해 연간 3000억원 이상의 매출 증대 효과와 프로필렌-아크릴산-SAP로 이어지는 '프로필렌 체인'의 수직계열화 경쟁력을 기대하고 있다.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아크릴산 분야는 LG화학을 비롯해 독일의 바스프, 미국의 다우, 일본촉매, 미쯔비시 등 세계적인 기업만 고유의 공정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2004년 10여년의 연구 끝에 국내 최초로 아크릴산 촉매 및 제조공정 기술까지 전 공정을 순수 독자기술로 개발해 선진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SAP 또한 고도의 생산 기술이 필요해 LG화학을 비롯해 독일 에보닉, 바스프, 일본촉매 등 소수의 선진 화학기업들만이 생산하는 고부가 제품이다.
손옥동 LG화학 기초소재사업본부장(사장)은 "이번 증설을 통해 원료의 안정적 공급과 고부가제품인 SAP 매출의 확대가 기대된다"며 "고부가제품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고도화해 어떤 상황 속에서도 차별화된 성과를 창출하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초소재 분야에서 고부가 제품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온 LG화학은 이번 증설을 포함해 현재 진행 중인 기초소재 분야 국내 누적투자가 1조원을 넘어섰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