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핵심공약인 ‘서울페이’와 관련, 피자가게 1일 캐셔 체험을 하고 자영업자와 대화를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박 후보는 5일 오후 피자헛 신도림테크노마트점을 찾아 황경섭 점장에게 포스단말기 다루는 법을 배웠다.
황 점장이 신용카드 결제 교육을 마치고 모바일페이 결제방법을 알려주자 박 후보가 “모바일페이도 종류가 정말 많네요. 삼성페이는 수수료가 얼마나 돼요? 좀 낮은가요?”라고 물었다. 황 점장은 “2.5%로 똑같아요. 한 달에 카드 수수료로만 적어도 150만원은 나가요. 1년이면 1800만원은 됩니다”라고 답했다.
박 후보의 핵심공약인 서울페이는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계좌이체 기반의 지급결제 플랫폼이다. 소비자와 판매자 간 신용카드 거래에서 생기는 카드사, 밴(VAN)사, PG사 수수료 발생 구간을 없애 0%대 신용카드 수수료를 구현한다.
직접 서울페이에 자신의 계좌를 등록하거나 서울페이에 일정금액을 예치(충전)하는 방식으로 사용 가능하며, 결제는 QR코드를 이용해 이뤄진다. 미국에는 페이팔, 애플페이, 아마존페이, 중국에는 알리페이, 위챗페이, 인도에는 페이티엠, 캐냐에는 엠-페사 등이 간편결제서비스로 이용되고 있다.
국내에는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페이 사용자가 1000만명을 넘기는 등 빠르게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나 이용자 편의와는 별도로, 신용카드 수수료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올 4월 서울시의 실태조사에서도 편의점의 경우 연 영업이익 2900만원 가운데 카드 수수료로 1/3에 약간 못 미치는 900만원이 지출된다. 제빵 프랜차이즈는 연 영업이익 2300만원 중 카드 수수료 1200만원으로 절반을 웃돌았다.
이어진 간담회에 참석한 자영업자들은 카드 수수료를 인건비, 임대료와 함께 3대 문제점으로 꼽으며 서울페이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재광 파리바게트 수색점 점장은 “매출이 많아 보여도 순마진율이 6~8%에 그치는데 이 중 2%대의 카드 수수료를 내고 있다. 한 달에 240만원이 나가는 셈으로 1년이면 그랜저 한 대 가격 빠지는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서울페이와 함께 자영업자 유급병가 지원, 고용보험료 본인부담분 일부 지원 등 자영업자를 위한 3종세트를 준비했다. 많은 기술적 준비를 했기 때문에 올해 안에 서울페이를 실행하겠다. 그러면 제가 1년에 그랜저 한 대를 선물하는 셈이다”라고 답했다.
이날 참석한 자영업자들은 카드사들의 저항에 대해서도 걱정을 내비쳤다. 이재광 점장은 “서울시에서 경제민주화를 노력하자 가맹본부도 움직임을 보이는데 카드사는 국회·대통령이 움직여도 요지부동”이라며 “서울페이를 시발점으로 서울시와 카드사의 거대한 싸움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종 세븐일레븐 동대문구청점 점장도 “최저임금이 올라 올해 수익이 줄어 부담이 큰데 카드 수수료라도 해결이 돼야 한다. 카드사들이 초기에 망을 설치했다고 수수료를 받는데 망은 사회적인프라 개념도 있다. 초기 투자비용 들이고 엄청난 수익을 거두는 구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는 “다양한 방식으로 고민한 만큼 카드사 반발에 대한 대비책도 갖고 있다. 민간인 카카오페이도 동참하니 돌이킬 수 없을 거다. 카드사는 이제 다른 사업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생각하면 사회적 명분이 카드사에게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오후 피자헛 신도림테크노마트점에서 1일 캐셔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