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백아란·최홍 기자] 은행 등 금융권 수장들이 올 한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M&A) 등 역량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정부기관 수장들도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금융사의 혁신성장을 지원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전국은행연합회 등 6개 금융업권별 협회는 3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019년 범금융 신년인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최종구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등정부 기관장을 비롯해 각 주요 은행장들이 행사에 참석했다.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은 각사 현안에 말을 아끼면서도 올해 금융권 화두 중 하나로 떠오른 인수·합병(M&A) 계획에 대해 밝혔다.
조만간 금융지주체제 전환을 앞둔 손태승
우리은행(000030)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정적으로 금융지주 체제를 구축하고 필요하면 M&A도 빨리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가장 눈여겨 보고 있는 부문에 대해선 '자산운용' 등을 거론했다.
우리은행은 오는 11일 우리금융지주 출범을 앞두고 있으며, 현재 사외이사 및 임원진 구축을 완료한 상태다.
윤종규
KB금융(105560)지주 회장은 M&A 계획에 대해 "천천히 생각할 계획"이라며 지난 2일 국내 M&A를 통한 사업영역 확장에 대해 강조한 것에 비해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현재 베트남 투자개발은행(BIDV) 지분 매입 협상을 진행 중인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라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작년 10월부터 BIDV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나 가격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 내 파업이나 인사 문제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조용병
신한지주(055550) 회장은 최근 신한은행장 교체를 둘러싸고 불거진 위성호 신한은행장과의 갈등에 대해 "만나서 이야기 하고 있다"며 "범금융신년인사자리에서 (그룹 인사 문제 등에 대해)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앞으로 잘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 내정자는 이날 신년인사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총파업을 앞두고 있는 국민은행의 허인 행장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와 함께 금융 혁신문제 또한 새해 주요 과제로 지목됐다. 특히 경제·금융부처 수장들은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금융혁신을 지원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제는 디지털 혁신 경제 시대"라며 "우리는 현재 원하든 원하지 않든 디지털금융이라는 호랑이 위에 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법과 금융혁신지원특별법 등 금융혁신을 위한 법적·제도적 틀을 갖췄다"며 "혁신의 열매가 올해 열릴 수 있도록 금융지원을 지속해달라"고 강조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기술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이야말로 우리 미래금융의 핵심 경쟁력"이라면서 "보다 창의적이고 유연한 규제환경을 구현하는데 집중하겠다"고 피력했다.
또 "금융이 혁신성장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금융산업의 경쟁력과 역동성 제고를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학자들은 미래혁신 보고서에서 기술·금융의 융합 등을 미리 전망했다"며 "이처럼 우리 앞에는 혁신을 이뤄내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4차산업혁명의 파고는 신성장동력에 대한 노력을 더 재촉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경제를 극복하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리 금융인들이 생산적인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금융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자금중개라는 금융 본연의 기능을 효율적이고 혁신적으로 수행해 경제의 혁신성장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범금융 신년인사회가 열린 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이 건배제의를 하고 있다. 허권(앞줄 왼쪽부터) 금융노조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김병욱 의원, 최종구 금융감독원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민병두 의원.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