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의 공유자전거 오포(ofo)가 파산 위기로 내몰렸다. 2014년 베이징대학의 학생들 세 명이 베이징대학 내의 프로젝트로 시작해 순식간에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사용자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으려고 줄을 서는 상황에 놓였다. 중국 도시마다 줄지어 있던 수많은 공유자전거가 사라지고 있고 도심 주변에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자전거 무덤이 생기고 있다. 과연 공유자전거는 잘못 디자인된 사업모델일까. 아니면 공유경제 성장의 성장통인가.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시가 공유자전거 ‘따릉이’를 서울 시내에서 운영 중이다. 2015년 10월 여의도, 상암, 신촌, 성수 등 5개 지역에서 1200대 규모로 시작한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현재 2만대, 약 300억원 이상의 시 재정이 투입됐다. 얼마 전 가천대에서 열린 빅데이터 챌린지 대회에 두 명의 학부생들이 서울시 데이터허브에 공개된 공공데이터를 분석한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 공공자전거의 시간대별, 일별, 월별 대여 이력정보 약 5백만 레코드에 달하는 빅데이터를 분석한 것이다.
서울시 공유자전거는 계절에 따라 증감이 있으나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대여소 개수도 2000개에 달할 정도로 늘어났고 연간 500만건에 달하는 수준으로 크게 성장했다. 사용자 중 20, 30대가 70%, 남성이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출퇴근 시간에 주로 활용되는 데 평일의 경우 오전 7시와 8시의 출근 시간과, 오후 6시 무렵 퇴근시간에 이용이 두드러졌다. 또한 주중에 더 자주, 주말에 더 오래 공유자전거를 타는 경향을 볼 수 있었는데, 15분 이하 이용건수는 주중에 주로 나타났으며 60분 이상은 주말에 집중돼 있다. 따릉이 전체 이용내역 데이터를 살펴보면 15분 이하의 이용 건수의 상당 수는 버스 정류장 1~2개 정도의 거리에 해당하는 1.5 km 이내로 이는 따릉이가 지하철 역과 집을 연결하는 최종 교통(라스트 마일)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릉이가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인기를 끌자 서울시는 2020년까지 따릉이를 두 배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용이 크게 늘면서 적자 폭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연간 인건비와 유지비로 수십억원 규모의 적자가 나고 있는데 매출 대비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구조에 기인한다.
따릉이의 경우 다른 공유자전거 서비스와 달리 자주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보증금을 내지도 않고 정기권 금액 또한 매우 낮은 수준으로 일 회 사용비용을 계산하면 다른 나라 공유자전거 대비 10%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의 매출을 얻고 있는 셈이다. 즉, 일부의 정기권 사용자가 가장 많은 편익을 얻고 있으나 부담을 별로지지 않고 있는 구조인 것이다.
한편 따릉이 3대 중 1대가 수리 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리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있다. 무엇보다 결제 모듈의 핀테크 기술 활용이 부족해 기술적 문제를 많이 안고 있다. 또한 따릉이의 재배치에 인력 비용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 양적 규모를 확대할 경우 적자 폭이 더욱 커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공유자전거의 수요와 공급에서 불균형이 발생하는 주된 요인은 자전거 재배치가 수작업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인데, 수작업에 투입되는 인력에 비용도 많이 들지만 동시에 이들에 대한 대우가 서울시 생활임금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다.
물론 공유자전거가 친환경 스마트 이동수단이자 데이터를 축적한다는 측면에서 재무적인 적자 문제만 고려할 수는 없다. 자전거에 내장된 GPS와 블루투스를 이용해 이동 중에 수집하는 데이터는 잠재력이 클 것이다. 특히 라스트 마일에 대한 빅데이터는 앞으로 모빌리티 산업에서 중요한 자산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시 재정을 투입해 진행 중인 따릉이의 적자 폭이 너무 커진다면 시민들의 긍정적 인식도 부정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정보기술 및 그린에너지 기술을 활용해 공유자전거 플랫폼을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하는 스마트 이동수단으로 발전시킬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자전거 이동 지역의 골목 상권과의 연계나 결제기술 빅데이터 애플리케이션 등 신기술과의 융합과 동시에 사용자의 현재 위치, 직장, 매일 이동경로, 체류장소 등에 따른 모바일 상거래 관련 소비자 맞춤형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비록 당장은 공유자전거 사업이 수익을 내지는 못하더라도 도시 환경과 건강, 도시의 친환경 스마트 이동수단으로서의 잠재력에 대한 연구결과가 제시돼야 할 것이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대학 글로벌경영학과 교수